EU, 48개 최빈국에 시장 완전개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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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은 세계 최빈국이 수출하는 거의모든 상품에 대해 관세와 쿼터를 폐지하는 이른바 '무기를 제외한 모든 것' 계획을 확정했다.

EU는 또 지난해 9월 이후 계속되고 있는 유혈분쟁에 따른 이스라엘의 경제 제재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당국에 6천만유로(5천5백만달러)를 원조키로했다.

EU는 26일 회원국 외무장관들이 참여하는 월례 일반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승인했다.

'무기를 제외한 모든 것' 계획은 수단, 소말리아, 캄보디아 등 48개 최빈국의수출품 중 무기를 제외한 모든 상품에 대해 그동안 부과해왔던 쿼터와 관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것으로 세계 최빈국에 EU 시장을 개방함으로써 이들 국가의 경제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앤터니 구치 EU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어떤 국가도 최빈국에 대해 완전 무역 자유화를 단행한 적이 없었다"며 최빈국을 지원하기 위해 시장을 완전개방하는 것은 EU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EU는 값싼 수입품의 대량 유입으로 인해 EU 농가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쌀, 바나나, 설탕 등 3개 품목에 대해서는 완전시장개방 시기를 오는 2006년 내지 2009년으로 당초 계획보다 대폭 늦췄다.

이는 이들 품목의 경작비중이 높은 프랑스, 스페인 등이 거세게 반발했기 때문으로 일부 비정부기구(NGO)들은 이들 핵심품목의 개방 지연으로 인해 최빈국에 대한EU시장개방 계획의 취지가 크게 퇴색했다고 비난했다.

EU 외무장관들은 또 중동평화 지원차원에서 팔레스타인자치당국에 6천만유로를추가 원조키로 결정하고 미국, 일본, 아랍 부국들에 팔레스타인 행정유지를 위한 원조를 촉구했다.

팔레스타인자치당국은 이스라엘정부가 팔레스타인지역에서 거둬들인 조세수입의교부를 거부하고 점령지구를 폐쇄, 경제활동을 압박하는 바람에 심각한 재정난에 봉착해있다.

한편 EU 외무장관들은 회의를 마치고 지난해 12월 회원국 정상간에 합의된 니스조약에 서명하기 위해 이날 오후 니스로 출발할 예정이다.

이로써 지난 80년 이후 EU 기본조약을 4번째로 대폭 손질한 새 조약이 체결되는셈이며 이는 각국의 비준을 거쳐 정식 조약으로 발효된다.

니스 조약은 EU확대를 위한 준비 및 기구개혁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EU회원국들은 향후 20-30년간 유럽 국가들의 세력 판도를 다시 짜게될 이 조약에 합의하기 위해 큰 진통을 겪었다. (브뤼셀=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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