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LBS 시장 탓에 '숨을 곳이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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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은 최근 소프트웨어와 지도 제작업체인 웨브라스카(Webraska)와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무선 LBS(Location Based Services) 시장에 대한 맹공격을 시작하는데 필요한 마지막 컨텐츠를 추가했다. LBS 시장은 무선 분야 중 최근 뜨겁게 달아오른 부문으로써 20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LBS 기술은 임베디드 칩으로 언제 어디서든 사람이나 물건의 소재를 파악할 수 있다는 기본적인 아이디어에서 시작된다. 이를테면 기업들은 서비스가 필요한 차량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이미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2005년이면 LBS 시장의 규모는 약 200억 달러가 될 것이며, LBS는 무선으로 행해진 1.8조 달러 규모 거래에서 10%를 차지할 것이라는 다양한 전망이 발표되고 있다.

프랑스에 소재한 웨브라스카와 IBM의 계약은 프랑스 칸느에서 열린 GSM 월드 컨퍼런스에서 발표됐으며, IBM 제품을 텔레콤 기업들과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판매하는 런칭 계획을 가속화시킬 것이 분명하다고 발 라마니(Val Rahmani) IBM 무선 부문 총괄 매니저가 밝혔다.

이번 계약은 또한 IBM을 격렬한 사업 다툼에 휘말리게 할 것이다. 공급업체들은 새로운 모바일 주파수를 얻기 위해, 그리고 올해 출시 예정인 제3세대 모바일 폰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지출해왔다.

이제 그들은 이런 돈 잔치로 인한 손해를 만회해야 하는 동시에 요즘처럼 모바일폰 판매가 저조해지는 시기에 새로운 수입원을 찾아야 한다.

애널리스트들은 사업 중심이 LBS쪽으로 옮겨갔다고 말한다. 이미 소수의 LBS 시스템이 주로 스웨덴과 영국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북미 지역은 훨씬 뒤처져 있는 상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LBS 시스템을 만드는 기업이 미국에는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IBM의 경쟁업체 중에는 소프트웨어 제작업체인 오토데스크(Autodesk)가 있는데, 이 기업은 300억 달러를 들여 LBS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토데스크는 팜과 이탈리아 자동차 메이커인 피아트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케임브리지 포지셔닝 시스템(Cambridge Positioning Systems)과 소프트웨어 제작업체인 시그널소프트(SignalSoft)는 GSM 표준을 사용하는 캐리어들을 위한 무선 로케이션 기술을 판촉하고 있다.

또한 미국 기업인 에어플래시(Airflash)는 유럽에서 오렌지 텔레콤(Orange Telecom)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일종의 인스턴트 메시징으로써, 특정 지역의 특정 영역 내에 있는 친구들에게만 전달된다.

IBM의 서비스 계획

이런 기업 대부분은 IBM이 계획하고 있는 독자적인 LBS 서비스 런칭 시기보다 최소한 1년 먼저 사업에 참여했을 것이다. 하지만 라마니는 IBM이 이 사업에 늦게 진출했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방관하고 있었던 게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이에 대해 논의해왔다. 우리는 이런 사업이 아주 빨리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IBM이 추진력을 갖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지만, 지나친 기대로 무선 부문을 둔화시키는데 일조했던 것처럼 LBS에 대해서도 똑같이 과장된 전망을 내놓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뿐만 아니라 IDC의 케이스 워리야스(Keith Waryas)는 전화회사들이 다른 기업들, 특히 소비자들의 위치 정보를 요구하는 기업들과는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화회사들은 그런 정보를 순순히 내주지 않을 것이다."

IBM과의 계약에 따라, 웨브라스카의 무선 검색 소프트웨어는 IBM의 e-서버 P시리즈용 하드웨어의 일부가 될 것이다. IBM측에 따르면 e-서버 P시리즈는 그동안 가장 잘 팔린 하이엔드 서버라고 한다. 웨브라스카의 무선 검색 소프트웨어는 IBM의 저가 미들웨어에도 포함될 예정이다.

라마니에 따르면, 자동차에 여행길 안내 프로그램을 내보내거나 사람들이 가장 가까운 버거킹이 어디 있는지를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IBM이 계획하고 있는 서비스 중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두 가지 사례라고 한다.

IBM은 주로 ISP들이 이런 서비스를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다.

IBM은 자동차 메이커인 시트론(Citron)과도 협력하고 있는데, 시트론은 이미 IBM 하드웨어를 자사 자동차 일부에 내장하기 시작했다.

또한 착용 가능한 장비에 들어가는 임베디드 하드웨어도 개발되고 있다. 이런 착용 가능 장비는 사용자의 맥박이나 기타 건강 지표를 점검한 후 그가 있는 지역의 의사에게 알릴 수 있으며 긴급상황이 발생할 때 필요하다.

임베디드 칩을 사용해 운송물을 추적하는 것도 IBM이 계획하고 있는 또 다른 서비스이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운송물이 어디 있는지 언제든지 파악할 수 있으며, 쓰레기 속에 처박힌 선물도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페더럴 익스프레스(Federal Express)같은 기업도 이와 같은 상품 추적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런 기업들은 칩을 내장하는 대신, 서비스센터에서 해독해야 하는 주소 라벨상의 바코드로 운반물을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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