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 소리와 함께 부서지는 스트레스…클레이사격

중앙일보

입력

아! 탕~!

깊어 가는 가을 만큼이나 청명하고 맑은 소리가 산을 울린다.

탕~ 소리와 함께 하얗게 부서지는 접시 조각들이 스트레스를 말끔히 없애준다.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태릉 푸른동산 내 국제 클레이 사격장.

입구에서 푸른 숲을 지나 끝에 다다르면 사격인 들이 즐겨 찾는 사격장이 그곳이 있다.

클레이사격(Clay Target Shooting)
은 시속 60~70Km 정도의 속도로 공중을 비행하는 흙으로 만든 접시 모양의 11cm 크기의 피젼을 엽총으로 쏘아 맞추는 레포츠이다.

전문적으로 즐기는 동호인만 전국에 1만 여명에 이른다.

클레이사격의 발상지는 영국이다.

18세기 영국에서는 야생조수는 모두 국왕의 소유물로 되어있어 일반 시민들은 수렵에 대해 엄중한 규제를 받았다. 그래서 수렵을 대신해 사격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 피젼 슈팅(Pigeon Shooting)
이다.

피젼 슈팅은 살아있는 비둘기(Pigeon)
를 날린 뒤 총으로 쏘아 맞추는 경기인데 그 뒤 비인간적이라는 논란이 일자 살아있는 비둘기 대신 진흙(Clay)
으로 빚은 접시 모양의 표적을 쓰면서 클레이사격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1900년 파리 올림픽에서 "Leon de Lunden"이라는 선수가 21마리의 비둘기를 쏘아 맞추고 금메달을 땄으나 한 회로 끝났다. 현재 클레이사격의 올림픽 금메달은 남자 트랩/더블트랩/스키트/10m 런닝타겟이며 여자 트랩/더블트랩/스키트로 총 7개가 걸려있다.

"트랩"은 1번부터 5번까지의 5개 사좌가 있고 3개의 방출기계 중 한곳에서 피젼이 발사된다.

속도는 90Km 정도로 대단히 빠르므로 높은 집중력과 빠른 반사신경이 요구된다.

"더블트랩"은 트랩사격과 비슷하나 클레이를 동시에 2개를 날려서 사격을 한다.

"스키트"는 좌측의 하이하우스(높이 10m)
와 우측의 로우하우스(높이 3m)
에서 동시에 날아오르는 피젼을 8곳의 사좌를 돌며 사격하는 방식이다.

일반 동호인들이 즐길 수 있는 종목은 아메리칸트랩으로 정식 종목은 아니며, 비행거리가 50m 정도이고 속도도 40Km/h 정도로 총을 쏠 수 있는 여유가 충분하여 배우기가 쉽다.

그 외에 산이나 들에 이동식 기계를 설치하여 사격할 수 있는 크로스컨츄리식 게임인 스포팅클레이라는 종목도 있다.

일반인들이 즐기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포함 1라운드 25발 사격에 3만원 정도 들며, 복장은 가벼운 평상복 차림에 귀를 보호하기 위해 귀마개는 반드시 해야한다.

드림레포츠의 사격팀장 정인화씨는 "총소리의 청각적 쾌감뿐만 아니라 목표물인 피젼이 엽탄에 맞아 산산조각이 나면서 떨어질 때의 시각적 만족감은 사람이 지닌 파괴본능을 건전하게 만족시켜준다"면서 "초보자도 사격 자세만 바로 익히면 빨리 실력이 늘어 즐길 수 있다"고 조언한다.

대부분의 야외 스포츠가 눈이나 비가 올 때 즐길 수 없는 반면, 클레이사격은 거의 연중 무휴로 즐길 수 있으며 짧은 시간 교육으로 피젼을 부수는 짜릿한 쾌감을 맛볼 수 있어 한때 주춤했던 동호인의 수가 주말이면 사격장이 붐빌 정도로 많이 늘고 있다.

(문의:중앙문화센터 02-776-4414, 드림레포츠 02-3486-4230)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