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 주식매각 국내외서 병행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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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국통신 민영화 차원에서 추진하는 한통의 해외 DR(주식예탁증서) 발행이 이르면 4월 중순께 실시될 전망이다.

또 해외DR 발행에 앞서 전략적 제휴를 통한 해외 지분매각과 국내 지분매각이 병행 추진되는 등 한통 민영화를 위한 정부소유 한통 지분매각 작업이 상반기중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철(李相哲) 한국통신 사장은 지난 13일부터 해외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정부소유 한통 지분 15% 매각을 위해 미국을 방문, 3곳의 해외기업과 전략적 제휴 협상을 벌이고 17일 귀국했다.

이 사장은 그러나 이번 방미중 구체적인 결론을 내리지 않고 방문기업들에 한통의 향후 사업전망과 미래가치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통신부와 한통은 이번 이 사장의 방미결과를 바탕으로 시장 여건 등을 면밀히 검토, 전략적 제휴를 통한 해외 지분매각과 병행해 해외DR 발행, 국내 지분매각등 3가지 매각방안을 가급적 조기에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DR의 발행 시점을 상반기로 잡으려는 이유는 일단 오는 4월 9일 개정 전기통신법의 시행으로 한통의 외국인 소유한도가 33%에서 49%로 늘어남에 따라 DR발행을 통한 지분매각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고, 하반기에는 뉴욕증시에 해외기업들의 DR발행 예정 물량이 집중돼 있어 그 이전에 발행하는 것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중 전략적 제휴를 통한 해외매각(15%)과 해외DR 발행(16%)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외국인 소유 한통지분은 외국인소유한도인 49%에 이르게 되고 정부 한통소유 지분은 31%로 낮아진다.

한통내에서는 한통 주식 국내 매각방안으로 주식 소유기간에 따라 가격에 차등을 두는 `할인매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통 관계자는 "내년 6월까지 정부소유 지분 59%를 단기간에 매각하려면 10조원이 넘는 주식물량이 시장에 한꺼번에 나오는 만큼 제값을 받기는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어차피 한통 주식을 원하는 가격에 매각하기 어려운 상황이려면 할인매각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할인매각이 국내 매각의 방안으로 선택되면 상반기중 해외 지분매각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내년 6월말까지 완료예정인 한통 민영화 일정에 맞추는데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통 민영화에는 정통부와 기획예산처 등 정부 관련 부처간에 입장차가 상존하고 있고 이해관계도 얽혀 있는 만큼 이같은 방안이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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