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동기 IMT-2000 내년 5월 상용화 가능한가

중앙일보

입력

비동기 방식의 IMT-2000 서비스가 2002년 5월에 상용화가 될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LG전자가 14일 안양 중앙연구소에서 정보통신부 김동선 차관, SK텔레콤 조정남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연회를 갖고 비동기식 상용시스템의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연말까지 모든 준비를 갖추겠다고 밝히고 나섰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음성 및 영상통화 그리고 인터넷 연동서비스를 위한 모든 장치들의 상용화 준비를 마쳤으며 각 사업자의 추가 기능요구에 따른 소프트웨어 개발과 시스템 안정화 등을 통해 내년 5월에는 국산장비를 통한 비동기 IMT-2000 상용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LG전자는 아울러 비동기 핵심기술을 수출하고 있는 이탈리아 마르코니 모바일사와 비동기 시스템 공동개발과 함께 유럽 IMT-2000 시장에 공동진출하는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은근히 비동기식 IMT-2000 서비스 연기설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내년 5월에 비동기식 IMT-2000 서비스를 상용화하기에는 여전히 걸림돌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SK텔레콤 조정남 부회장은 시연회장에서 ''우리 기술진의 보고에 따르면 2002년 5월에 비동기를 도입해도 시스템 안정화에 7개월 정도 소요되고 유료 서비스는 그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 이명성 상무도 ''예전에는 문제점이 있어도 일단 통신망을 구축하고 시스템을 완성해나갔지만 지금은 듀얼모드가 가능한 단말기가 나오지 않으면 망을 먼저 깔 수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이같은 주장은 정통부가 지난 1월 발표한 `IMT-2000 서비스 산업 균형발전 대책''에서 비동기 사업자의 2세대와 3세대간 로밍(기술표준이 다른 이동통신간 상호접속)을 의무화했기 때문에 듀얼모드가 되는 단말기가 나와야 통신사업자로서 사업성이 있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즉 LG전자가 비동기식 기지국이나 시스템 개발을 했다 하더라도 비동기 사업자입장에서는 사업초기부터 011.016 등 2세대 전화번호와 010으로 시작하는 3세대 번호를 동시에 인식하는 저렴한 단말기의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통부는 비동기식 사업자 허가서 교부때 2세대와 3세대간 로밍을 허가조건으로 부여하고 이행여부를 철저히 점검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LG전자측은 ''시스템 안정화는 셀룰러나 PCS때 3개월이 걸렸지만 이번에는 더 빨리 할 수 있다''며 ''비동기 서비스는 전국망을 깔지 않고 수도권만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LG측은 또 ''2002년에도 듀얼모드가 가능하지만 가격이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며 ''비동기 제조업자로 세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내망의 안정화 경험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 서비스 사업자들의 비동기 IMT-2000 사업의 조기 착수를 촉구했다.

정통부 석호익 지원국장은 이같은 장비제조업체와 서비스업체간의 미묘한 갈등에 대해 ''미국의 경우 동부에서 버라이존이 동기식, 서부에서 AT&T가 비동기식을 서비스하고 있어 2005년께면 듀얼모드에 대한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며 ''다소 무리를 하더라도 듀얼 모드를 개발해야 한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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