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성조숙증 막고 키 성장시키는 '식사원칙'

중앙일보

입력

[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

소아비만아동의 경우 초등학교 때까지는 초기 과성장으로 또래에 비해 키가 큰 아이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들어 다른 아이들보다 키도 작고 몸은 고도비만인 소아비만아동들이 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성조숙 경향의 초기발현이다. 즉 체지방율이 20%이상이 되면서는 이차성징 발현에 관련된 성호르몬 메커니즘이 활발해지는데 이로 인한 성조숙경향이 소아비만의 초기 과성장을 눌러버리면 아이는 초기 과성장이라는 혜택마저도 누리지 못하고 성장실패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최근 우리 병원을 찾은 주원이 엄마의 고민도 오히려 고도비만보다는 최근 들어 눈에 띄는 키 성장의 지연이었다. 아이는 살이 찌기 시작하면서 가슴이 나오자 등을 구부리고 다니다 보니 키도 더 안 자라는 것 같다고 했다. ‘가슴‘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주원이는 등을 더욱 구부리며 가슴 쪽의 티셔츠를 손으로 잡아당겼다. 안 그래도 키가 작아서 콤플렉스인데, 남자아이인데도 가슴까지 나오니 친구들의 놀림이 점점 심해지고 그 후로 아이는 자꾸 밖에 나가길 꺼려한다고 엄마는 한숨 쉬듯 말했다.

비만한 어린이들의 부모는 성장이 멈춘 것도 문제지만, 불쑥 찾아온 성조숙증 역시 큰 고민이다.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면 사춘기라서 이 문제는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너무 잔인한 고민거리다.

사춘기가 빨리 온다고 성조숙증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성조숙증 여부와 상관없이 사춘기는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성조숙증이 생기면 체내 성호르몬의 농도나 수치가 증가하고, 따라서 대개의 경우 사춘기가 동반하게 된다. 또래보다 빠른 사춘기는 정신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지만 그보다 중요한 사항은 성조숙증 자체가 가져올 건강상의 위험 요소들이다.

가장 큰 문제는 사춘기가 빨리 찾아옴으로써 아이들의 성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10살 전까지는 정상인 아이들보다 키가 클 수도 있지만, 그 이후에는 성조숙증이 찾아오거나 성장이 둔화되면서 골연령이 높아지고 성장판이 조기에 닫혀 성장이 멈출 수 있다. 따라서 대개 소아비만 어린이의 신장은 정상 아동에 비해 많이 작다.

게다가 성조숙증은 압도적으로 여자 아이들에게 많이 발병하는데 성조숙증을 겪은 아이들은 나이가 들어, 조기폐경, 골다공증, 자궁암, 유방암 등 각종 여성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진다.

부모와 아이 모두 원치않는 성조숙증을 막기 위해서는 높아진 체지방율을 줄이고 아이가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를 최소화하는 심리적 지지도 필요하지만 아래의 식사원칙을 지켜보는 것도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의 실천일 것이다.

TIP. 성조숙을 막고 키 크기를 정상화시키는 식사원칙

하나, 성장호르몬을 분비시켜라.
성장호르몬의 재료는 단백질이다. 우선 양질의 단백질 섭취로 호르몬 공급을 원활하게 한다.
둘,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라.
칼슘은 아이들의 성장에 빠질 수 없는 영양소이다. 칼슘이 많이 든 음식으로는 우유, 두부, 멸치, 뱅어포 등 뼈채 먹는 생선, 미역 등의 해조류 등이다.
셋, 고탄수화물식, 고지방식을 피해라.
고탄수화물, 고지방식은 칼슘 흡수를 방해한다.
넷, 규칙적으로 식사한다.
불규칙한 식사는 뼈와 근육이 아니라 피하지방에 영양분들이 편중되게 한다.
다섯, 육류보다는 채소와 현미에 집중하라.
성장을 위해 고기 중심의 식사를 하기보다는 현미채식을 하는 것이 훗날 생길 다양한 건강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여섯, 탄산음료와 같은 인산이 많이 든 톡 쏘는 음료들을 멀리 한다.
인산은 칼슘의 체내 흡수를 방해한다.
일곱, 장 건강에 도움 되는 식단을 구성한다.
성장하는 아이들의 경우 장 건강에 문제가 있으면 성장이 지체되기 마련이다. 현미, 각종 장류(특히 청국장), 각종 콩 음식 등은 장 건강을 돕는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여덟, 신선한 유기농 음식과 성장촉진제가 들어가지 않은 육류, 달걀, 가공식품을 선택한다.
오염된 공기나 각종 화학제품에 노출되는 빈도를 줄이고, 입에 직접 들어가는 음식의 경우, 농약잔류물이나 각종 환경호르몬의 유입을 차단하는 신선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

박민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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