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정몽준-차범근, 2년8개월만에 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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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프랑스월드컵 참패 이후 서먹한 관계이던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과 차범금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2년8개월만에 상면, 앙금을 씻어내기 위한 본격적인 수순에 들어갔다.

정회장과 차감독의 만남은 9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고교 축구부 창단식에서 내빈 자격으로 나란히 참석해 이뤄졌다.

여의도고 축구부는 차감독이 오랫동안 운영해온 차범근어린이축구교실 출신 선수들이 주축이 돼 창단된 팀.

사실상 이날 창단식의 호스트격인 차감독은 정회장을 창단식에 초청했고 정회장이 흔쾌히 수락, 3년여만의 만남이 성사됐다.

차감독은 이날 행사 준비차 먼저 도착해 교장실에서 정회장을 기다렸고 정회장은 행사시작 10분전에 도착, 차감독과 만나 안부를 주고 받았다.

이어 학교 강단에서 열린 창단식에서도 정회장과 차감독은 단상에 나란히 앉아 그동안의 서로간의 소식을 전했고 축사를 통해 서로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정회장은 축사에서 "어린 시절 어린이축구교실에서 축구를 배운 친구들이 고교에서 다시 활동하게 된 것은 한국축구의 새 모델을 제시한 것"이라며 "선수들도 차범근 감독과 같은 훌륭한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말해 차감독을 치켜세웠다.

차감독도 "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의 빚을 지고 있다"며 "오늘 행사에 참석한 모든 분들, 특히 정몽준 회장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화답, 프랑스월드컵 참패 이후 책임을 놓고 대립하던 지난날의 감정을 털어내려는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축구계 원로 김화집옹과 조중연 축구협회 전무이사 등 100여명의 인사가 참석해 창단에 큰 역할을 한 차감독에게 축하를 보냈다.(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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