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SK의 냉정한 승부사 하니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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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SK 나이츠의 용병 로데릭 하니발은 냉정한 승부사였다.

하니발은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현대 걸리버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팀내에서 가장 많은 29점을 올려 팀의 97-89,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승부의 갈림처가 된 3쿼터에서는 팀 득점 23점중 가장 많은 8점을 올리며 전반을 54-54로 끝낸 팀이 77-68까지 달아나 승기를 잡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SK는 3쿼터에서 서장훈의 테크니컬 파울에 이어 박건연 코치가 심판에게 항의하다가 테크니컬 파울 연속 2개로 퇴장당해 벤치와 선수들 모두 흥분한 상태였다.

SK의 서장훈과 재키 존스 등 다른 선수들은 계속되는 심판 휘슬에 짜증스러운 표정이 역력했지만 하니발은 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상대 골밑과 외곽을 넘나들면서 착실하게 득점,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플레이하는 냉정한 승부사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

하니발 마저 다른 동료들처럼 감정을 앞세웠다면 SK의 연승은 장담할 수 없었다. 하니발은 현재 득점 12위(이하 게임당 평균 20.3), 리바운드 12위(8.1개), 어시스트 16위(4.2개) 등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전 부문에서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진행중인 `최고 용병 수비수' 투표에서도 전체 유효표중 55%를 얻으며 선두를 질주중이다.

SK 코칭 스태프는 "개인 욕심보다는 팀을 위해 경기를 할 줄 아는 선수"라고 하니발을 평가한다.

SK는 하니발 덕에 3연승하며 2위 LG 세이커스를 2게임차로 추격, 4강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에 근접했고 하니발의 냉정한 승부사 기질에 다시 기대를 걸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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