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기가 D램 기술개발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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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4기가 D램 제품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은 우리나라가 D램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보유국으로 입지를 굳혔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개발로 차세대 반도체 시장을 선점, 경쟁업체들과의 기술격차를 더욱 벌리며 기술 및 원가경쟁에서 우월적 지위를 확고히 하게 됐고 D램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업체임을 입증받았다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적용한 0.10㎛ 초미세 공정기술은 사람 머리카락(굵기 약 100㎛)의 1000분의1에 해당하는 초미세 가공기술이다.

여기에는 고집적도 대용량 메모리의 특성을 소화해 낼 수 있도록 하는 미세증폭회로 및 안정화회로 관련 기술과 저(低)전력화 및 고속 동작을 가능하도록 하는 복합설계 기술 등이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성공한 기술은 지금까지의 0.13㎛ 공정기술에서 한단계 발전해 실제 4기가 제품이 될 수 있는 설계내용을 담고 있는 시제품을 개발한 것으로 사실상 외부에 샘플을 제공할 수 있는 단계의 개발을 완료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에서 문제점을 보완하고 공정을 좀더 Shrink(미세회로선폭기술)화하는 양산제품을 개발하는 단계를 남겨두고는 있지만 사실상 4기가 제품기술을 확보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오는 2004년을 전후해 초기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4기가 D램분야에서 경쟁업체들보다 한발 앞서 시장을 확보하고 나설 전망이다.

또한 4기가 제조기술 개발과정에서 확보한 초미세공정기술 등 첨단기술력은 현재 시장의 주력제품인 128메가 및 256메가 D램의 생산원가를 지금보다 60%나 낮출수 있어 가격경쟁 우위와 영업이익 개선 등 다양한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세계 최초로 0.10㎛ 공정기술을 적용해 4기가 D램 제품기술을 개발한 것은 기술분야에서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수준에 올라선 것을 입증하는 것으로 국가경제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D램에 관한 한 세계적으로 삼성전자를 따라올 업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평가했다.

최위원은 또 "이번 기술개발 과정에서 확보된 0.10㎛ 초미세 공정기술 등을 현재의 양산라인에 적용할 경우 생산효율이 엄청나게 높아지기 때문에 시장 주력제품인 128메가 또는 256메가 D램은 물론 올 하반기부터 선보일 512메가 D램의 가격경
쟁에서 삼성전자의 우위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92년 8월 64메가D램 기술을 개발한데 이어 94년8월 256메가D램, 96년10월 1기가D램 공정기술을 세계최초로 개발하며 경쟁업체와의 기술격차를 계속 벌려왔다. (서울=연합뉴스)김현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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