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한국 재정 건전, 유럽위기 영향 크지 않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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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번

“정부 재정이 건전하고 은행은 2008년 위기 때보다 튼튼하다. 유럽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톰 번 무디스 아태지역 수석부사장은 유럽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한국 경제를 낙관한다고 5일 밝혔다. 그는 아태지역 수석 부사장직과 함께 한국 신용등급도 직접 담당한다. 7년 넘게 맡고 있어 한국 사정을 잘 안다는 평을 듣는다. 지난 4월 무디스는 한국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렸었다.

 -한국 국가 신용을 좋게 보는 근거는.

 “나랏빚이 적어 유럽 위기 여파로 경기가 꺾인다 해도 정부가 부양에 나설 여력이 충분하다. 경제 성장도 비교적 건실하다. 이건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국가의 공통적인 강점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에도 공기업 부채 등의 우발채무가 정부 빚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유럽 위기가 일단락되면 이런 장점이 더 부각될 것이다.”

 -2008년 때 한국 경제는 별문제가 없었지만 글로벌 유동성 문제에 휘말렸다.

 “지금 한국의 은행은 2008년보다 대비가 잘 돼 있다. 2008년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한국의 은행에 돈을 빌려 준 미국·유럽계 자금이 일시에 자금을 걷어 가는 바람에 (한국도)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한국 금융 당국의 규제가 강화하면서 한국 은행들의 단기 해외 채무가 크게 줄었다. 2008년보다 훨씬 낫다.”

 -취약점은.

 “공기업 부채와 가계 부채다. 정부가 이를 어떻게 관리하는지를 주시한다. 한국 공기업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30% 안팎이다. 가계 부채가 많은 것도 취약점이다. 또 유럽 상황이 2008년보다 훨씬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은 가장 큰 위험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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