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신탁 최종 부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부동산신탁이 최종 부도를 냈다.

채권단 주간사인 외환은행은 2일 오전 삼성중공업이 지급을 요구한 어음 8백38억원을 결제하지 못한 한부신을 부도 처리했다고 밝혔다.

채권단과 삼성중공업은 전날 밤 어음 만기 연장을 놓고 마지막 타협을 시도했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한부신 채권금융기관은 이날 오후 열린 전체 채권단 회의에서 한부신 처리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해 오는 7일 회의에서 다시 협의키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부신의 경우 부실 규모가 커 법정관리를 신청하더라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 이라며 "사업장 별로 3자 매각이나 분사를 추진하면서 파산절차를 밟아갈 수밖에 없을 것" 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부신에 자산을 맡긴 위탁자나 시공 중인 건설.하도급업체, 아파트나 상가 분양 계약자들의 손해가 예상된다.

채권단은 전체 피해 규모가 1조7천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채권단은 또한 삼성중공업이 자신들이 시공한 분당 테마폴리스에 저당권 설정을 위한 가등기를 해놓고 분양권자들의 입주를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른 시일 안에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한편 건설교통부는 한부신의 대주주인 한국감정원과 대책반을 구성, 아파트 입주예정자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하고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한부신은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와 종금사에서 끌어다 쓴 단기자금에 대한 이자부담으로 영업실적이 급격히 악화돼 1999년 10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99년 2백75억원에 이어 지난해 9월 말 현재 1천9백16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