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형태의 단백질 구조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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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형태의 단백질(폴리펩티드) 구조가 포항공대 연구팀에 의해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포항공대 기능성분자계연구단 김광수(金光洙.화학과.52)교수팀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단백질 아미노산의 나선구조는 모두 오른쪽 방향인데, 왼쪽방향의 나선구조도 가능하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규명했다고 1일 발표했다.

이에따라 지금까지 라마찬드란(Ramachandran)도표로 나선구조를 파악했던 기존 생화학 교과서의 내용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대학 관계자는 전망했다. 연구팀은 새롭게 발견한 이 단백질의 구조를 ''람다 헬릭스(λ-helix)''라 명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미국 화학회지(Journal of American Chemical Society)1월 24일자 속보에 발표됐으며 화학 및 화공분야의 혁신적인 연구결과만을 발췌해 기사화하는 미국 화학-화공학회 뉴스(C&EN;Chemical & Engineering News)에 소개됐다고 포항공대는 밝혔다.

연구팀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몸을 구성하는 기본 성분중 하나인 단백질의 다양한 기능들은 그 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단백질 구조에 관한 연구는 현대 생명과학의 발전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20개의 아미노산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나선구조(α-helix)''와 ''병풍구조(β-sheet)''가 적절히 배열되어 수많은 단백질 구조를 만들고 있다면서 그러나 자연계에 존재하는 아미노산의 나선구조가 왜 모두 오른쪽 방향인지는 지금까지 풀리지 않는 학계의 커다란 숙제였다고 이번 연구성과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단백질 구성요인인 펩티드(아미노산의 종합체) 양끝의 전기적 특성에 따라 두가지 종류의 나선구조중 하나가 결정된다는 것을 양자화학 계산과 분자동역학 모의실험을 통해 밝혀냈다고 소개했다. 즉 중성을 띠고 있는 펩티드의 양끝에 각각 양성과 음성의 전하를 띠게 해 줌으로써 기존의 ''나선구조(α-helix, 사진B)가 방향을 바꿔 새로운 나선구조(λ-helix, 사진 A)로 변형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생명현상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을 뿐만 아니라, 생체 내에서 단백질의 구조 및 기능과 관련된 여러가지 질병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도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포항공대는 밝혔다.

연구팀 관계자는 "특히 단백질 나선구조의 안정성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광우병, 알츠하이머 증후군(일명 치매)등 뇌질환의 원인을 밝히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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