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 장애 생도, 사상 첫 해사 졸업

미주중앙

입력

하반신 장애를 겪은 뒤 불굴의 투지로 해군사관학교를 최초로 졸업한 케빈 힐러리군. 네이비 실을 꿈꾸던 그는 전공을 바꿔 법률분야쪽으로 진로를 잡았다.

지난 29일 졸업식을 가진 해군사관학교에서 사상 최초로 하반신 마비 생도가 졸업해 화제가 되고 있다.

사관학교에서 지체부자유자, 그것도 하반신 마비라는 장애를 지니고도 졸업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인공은 올해 22살의 케빈 힐러리 군. 그는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졸업식에서 경제학 학사 증서가 주어질 때 도열했던 졸업생들은 물론 가족과 모든 내외빈 등으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가 하반신 마비를 겪게 된 것은 지난해 4월 동료들과 웨스트 버지니아주 셰난도어 계곡에서 산악자전거를 타다 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네이비 실이 꿈이었던 그는 단단한 체력관리로 무장, 여느 생도들 보다도 스포츠를 즐겼으며, 그 때에도 어렵기로 유명한 산악자전거 타기를 위해 계곡을 찾았었다.

그러나 갑자기 몰려온 폭풍에 곁에 있던 나무가 부러지면서 그를 덮쳐 사고를 당했다. 육중한 나무가 자전거를 탄 그 위에 쓰러지면서 깔려 그는 이미 생명에 지장을 받을 정로로 중상을 입었다. 다행히 목숨은 살렸지만 그는 영원히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장애를 갖게 됐고, 그 보다도 더 큰 아픔은 자신이 이루려했던 꿈을 접어야 했다는 것이다.

케빈의 가족은 한 순간의 사고로 영원히 그의 꿈을 접어야 하는 고통을 겪는 그를 보면서 학교측에 그를 추방하지 말라는 간절한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학교측은 평소 생도로서 훌륭했던 그의 사정을 십분 감안, 제명하지는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고, 그 결정을 지난 크리스마스 때 케빈 집으로 서신을 보내 알렸다.

다만 그는 꿈을 바꿔 법률 전공분야로 돌렸다. 마침내 지난 29일 그는 패네타 장관의 호명으로 연단에 올랐고, 열광적인 박수를 받으면서 그는 생도졸업장을 손에 쥐게 됐다. 케빈의 부친 프랭크 힐러리는 “내가 보아온 아들은 지난 1년 동안이 더 인생에 대해 진지하고 성실했으며 인간 본연의 모습에 충실했다”며 장애를 만난 아들의 의지를 전했다.

최철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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