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 휴대폰생산 전면 중단

중앙일보

입력

세계 거대통신업체인 에릭슨이 휴대폰부문의 손실을 감당하지 못해 26일 휴대폰생산을 완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스웨덴 기업인 에릭슨은 세계 3위의 휴대폰공급업체이나 노키아 등 값싸고 질좋은 제품을 공급하는 경쟁사를 따라잡지 못해 휴대폰 부문의 손실이 지난해만 17억달러에 달하는 등 눈덩이처럼 불었다.

얀 와레비 부사장은 "세계 휴대폰시장에서 일고 있는 큰 변화를 감안할 때 사업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에릭슨은 휴대폰생산을 중단하는 대신 제3세대 통신장비 등 새로운 무선통신망시스템 개발에 전념키로 했다고 말했다.

에릭슨은 생산중단 결과 앞으로 휴대폰제품을 외부에서 조달받아야 하나 마케팅, 연구개발 등의 활동을 계속해 "휴대폰 시장에서 최고의 업체로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릭슨이 휴대폰 생산중단을 발표하자 이 회사 주식은 유럽시장에서 하루만에 13%나 급락, 유럽통신업체들의 동반 주가하락을 몰고 왔다.

이같은 시장의 반응은 에릭슨이 지난해 세전수익이 287억크로나(29억5천만달러)로 75%, 매출이 2천736억크로네로 27% 증가했다고 발표한 직후 나타난 것으로 전반적인 사업호조에도 불구하고 휴대폰사업의 손실이 지나치게 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스웨덴의 이웃 국가인 핀란드의 노키아가 휴대폰부문에서 대대적인 성공을 거둬 유럽최고의 휴대폰업체로 자리잡고 있는 데 비해 에릭슨이 고전을 면치못하는 것은 이 회사 제품이 기술적으로 뛰어난 반면 너무 비싸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했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에릭슨은 휴대폰생산부문을 같은 스웨덴기업인 플렉트로닉스 등 다른 업체로 완전히 넘기고 휴대폰제품은 이들 업체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공급받게 된다.

통신기간설비가 주요 사업부문인 에릭슨은 휴대폰사업을 이와 분리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대한 손실에도 불구하고 휴대폰 사업을 계속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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