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현지언론, '박찬호의 승리'

중앙일보

입력

미 서부지역 최대 신문인 LA 타임스지의 LA 다저스 담당기자는 박찬호(28)의 이번 계약을 어떻게 봤을까?

LA 타임스의 다저스 담당기자인 제이슨 리드.

그동안 박찬호의 가치를 비교적 높게 평가해왔던 그는 20일(한국시간) 스포츠 전문지인 '더 스포팅 뉴스(The Sporting News)'에 기고한 글에서 박의 1년, 9백9십만달러 계약을 한마디로 박찬호측의 승리(그는 이를 그랜드 슬램급 계약으로 표현)로 보았다.

리드 기자는 "다저스가 우완 박찬호와 풀타임 메이저리거 5년차를 넘긴 투수 중 메이저리그 사상 최대 액수인 9백9십만달러의 거액에 계약을 한것에 대해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같다."로 시작된 글에서 박의 올시즌 연봉을 지난 시즌(3백8십5만달러, 옵션 제외)과 비교했을 때 '외견상 엄청난 인상(a seemingly staggering raise)'으로 보았으며 그것은 올시즌 후 그가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 투수가 되는 발판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또 "이론상, 다저스가 연봉조정 절차를 끝까지 밟았다면 이길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구단에 있어 박의 중요성과 그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의 영향력 때문에 현실상, 다저스로서는 이번 계약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 다저스가 박찬호 그리고 보라스와 불편한 관계를 갖게 된다면 그것은 올시즌 후 박과의 재계약 문제를 위태롭게 만들 수도 있는데, 다저스로서는 그러한 위험을 무릎쓸 수 없기 때문이다."라며 구단에 있어 박찬호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지극히 중요한 선수라는 점을 강조했디.

기자는 이어 박찬호가 빅리그 5년 통산 65승43패, 방어율 3.88과 선발 4년간 60승38패, 방어율 3.87에 매년 최소 13승 이상씩 220이닝 이상 2번 방어율 4점 미만 3번을 기록했으며 지난시즌 모두 자신의 최고 기록인 226이닝에 18승10패, 방어율 3.27, 탈삼진 217개의 성적을 거뒀던 사실을 소개하면서 올시즌 후 보라스가 선발로 5년간 67승39패, 방어율 3.39를 기록했으며 얼마전 콜로라도 로키스와 8년간 1억2천1백만달러에 계약했던 마이크 햄튼을 박과의 비교대상으로 삼을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끝으로 "다저스가 올시즌 후 박과 어떠한 계약을 맺을지를 결정할 시간은 벌었으나 이 이야기의 마지막 장은 아직 쓰여지지 않았다."라며 박이 올 겨을 투수 몸값 부문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울것으로 전망했다.

돈 그 자체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몸값이 그 선수의 존재가치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최고 연봉이 가지는 의미는 적지 않다.

2001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 시장이 문을 열었을때 한국의 야구팬들은 세계최고의 프로야구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투수 최고액 연봉기록을 달성하는 '자랑스런 한국인'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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