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콘텐츠만으론 한계…기술력 있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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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터넷 등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비즈니스 기회도 많은 만큼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우리나라 전체가 이코노믹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그게 바로 벤처 마인드지요. "

1970년대 말 국내 미사일 개발팀을 지휘하다 80년 신군부에 의해 개발팀이 해체된 뒤 벤처기업인으로 변신한 단암전자통신의 이경서(63.사진) 명예회장. 98년 말 시스템통합(SI)업체인 단암데이타시스템을, 지난해에는 경제계 인맥 관련 데이터베이스 회사인 단암에퀴터블을 잇따라 설립, 벤처 투자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주력회사인 단암전자통신은 인터넷붐에 따른 ADSL모뎀 등의 판매증가로 지난해 매출(1천4백70억원), 순이익(79억원)모두 99년의 두 배가 넘는 급성장세를 타고 있고, 단암데이타시스템도 지난해 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탄탄한 경영을 해 왔다.

단암에퀴터블은 4월에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에서 영업을 시작한다.

이같은 사업확장에도 불구하고 李명예회장은 지난해 말 단암전자통신의 명예회장으로 경영 일선에서는 한걸음 물러났다.

"벤처 경영은 그야말로 모험심 많은 젊은이들에게 맡기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라고 말한다.

스스로는 주주로서의 역할만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요즘 필리핀에서 다시 한번 벤처 정신에 도전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위기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필리핀 공장의 정상화가 그의 과제다.

李명예회장은 "일할 수 있을 때까지는 쉬지않고 일할 것" 이라며 "연내 현지 공장의 생산규모를 대폭 늘릴 것" 이라고 말했다.

최근 급격한 환경변화를 겪고 있는 벤처업계에 대해 李명예회장은 "콘텐츠보다는 기술을 바탕으로 한 벤처가 많아야 한다" 며 "단암의 경우 통신부품쪽 기술확보를 위해 많을 때는 매출액의 20%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했다" 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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