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지식] 패션에 민감한 사람이 소통도 잘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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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나를 좋아하게 하는
커뮤니케이션
김정기 지음, 인북스
288쪽, 1만3000원

세상에서 가장 오래 걸리는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에 이르는 여행이라고 한다. 소통(疏通)도 여행과 같다. 우리 사회 전 분야에서 소통이 화두가 된 지 한참 됐다. 하지만 세대·이념·계층간 갈등은 심화되면서 소통의 개념은 머리 속에 맴돌고 있다. 말은 있지만 마음으로 느끼는 배려·공감·감동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커뮤니케이션 이론이 크게 주목받는 배경이다. 커뮤니케이션을 “말이라는 수단으로 다른 사람의 생각·태도·행동을 변화시키려는 고도의 지적 행위”라고 저자는 규정한다.

 사실 커뮤니케이션 이론은 일반인과 유리된 채 전공학자들만 아는 학술논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책은 학술적 연구가 보통 사람들의 일상에서 활용돼야 한다는 주장을 바탕에 깔고 있다. 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 호감을 얻는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것인지, 어떻게 말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등을 과학적 연구 성과와 함께 자신의 경험을 섞어 쉽게 풀어냈다. 패션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변화를 빠르게 수용하는 사람이 소통에 원활하며 활동적이라는 사례도 소개한다.

 “인간은 공유하는 만큼 이해하고 존재하는 커뮤니케이션 동물, 호모 커뮤니쿠스(Homo Communicus)”라는 게 저자의 입장이다. 지혜로운 소통은 자신과 상대방이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며, 휴머니티가 바탕을 이루는 커뮤니케이션임을 강조한다.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본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공동체의 건강성은 달라질 수 있다. 좋은 커뮤니케이션은 설명·주장·설득의 머리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고 가슴과 함께 동행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불화와 부조화로 갈등과 혼란을 맞고 있는 작금의 우리 사회 모습을 되짚어보면서 책을 읽다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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