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증권 "외국인 순매수, 장기자금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올들어 2조원선에 달한 외국인의 증시순매수자금은 일각의 지적과 같은 엔케리트레이드자금보다는 장기성자금의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LG투자증권은 외국인 순매수자금의 성격에 대해 이같이 분석하고 외국인 투자자금은 단기이탈하기보다 단기둔화후 재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엔케리트레이드란 국제적으로 현저히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자금을 조달해 비엔화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기법으로 1∼2개월내에 차익을 실현하는 단기성 투자에 주로 이용되고 있다.

LG투자증권에 따르면 국제외환시장에서 엔화선물의 쇼트포지션(매도우위)과 외국인 순매수자금의 비율은 엔케리트레이드자금이 다량 유입됐던 지난해 1∼3월의 0.96에서 올들어 지난 10일까지 0.65로 오히려 낮아졌다.

현 시점에서 엔화선물에 대한 쇼트포지션은 일본경기의 침체전망으로 엔화약세가 예상됨에 따라 현물시장에 엔화를 조달, 외국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올린 뒤 엔화의 평가익까지 이중으로 얻을 수 있어 단기성 투자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LG투자증권은 이같은 지표가 외국인순매수와 단기성 투자의 직접 상관관계를 증명하기는 어렵지만 오히려 그 비중이 낮아진 것으로 볼 때 미국 연기금 내지는 아시아 장기성 펀드 등 장기투자의 비중이 더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LG투자증권은 올들어 외국인들이 한국시장에서 강한 매수세를 보이는 원인에 대해 지난해 단기급락에 따른 가격메리트와 MSCI지수산정방식 변경에 따른 반사적 혜택, 여타 이머징마켓의 금융시장불안 등을 꼽았다.

특히 부실기업이나 금융기관의 퇴출이 아직 외국인의 엄격한 기준에는 못미치지만 회사채 신속인수 및 공적 자금의 투입 등으로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과 기업 신용위험의 완화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의 전격적인 금리인하로 인해 풍부해진 국제유동성도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향후 외국인자금의 유입전망에 대해 LG투자증권은 올들어 외국인 순매수규모는 일평균 1천956억원으로 비록 단기간이기는 하나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외국인 매수시기였던 지난해 1∼3월의 1천365억원을 크게 넘어 단기간에 더 확대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 봤다.

그러나 LG투자증권은 국내 금융시장안정이 더 진척되고 경기저점에 대한 전망이 확실해 진다면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금리인하로 풍부해진 국제유동성이 재차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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