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베이비 부머’탓 … 송아지값 급락 주의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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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농림수산식품부가 21일 송아지 가격 주의보를 내렸다. 자칫하면 1월에 이어 7월에 제2의 송아지 파동이 올 판이다.

 송아지 값 급락 우려는 일종의 ‘베이비 부머’ 현상 때문이다. 우선 소 사육 마릿수가 지난해 6월 300만 마리를 넘어설 정도로 늘었다. 1월 송아지 가격 급락도 이 때문이었다. 7~9월 급락 우려는 여기에 소 정액 공급 문제가 맞물리면서 나왔다.

 구제역으로 지난해 1~2월 소 정액 유통이 금지됐다. 정액을 통한 감염을 막기 위해서였다. 문제는 정액 공급이 재개된 3월 생겼다. 축산농가는 앞다퉈 정액을 구입해 암소에게 수정시켰다. 이 바람에 지난해 3~5월 수정돼 9개월 후 태어난 송아지는 23만6000마리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다. 송아지는 대개 7개월을 키운 후 가축시장에 나오기 때문에 7월부터 매월 7만 마리 이상의 송아지가 쏟아질 판이다. 9월에는 8만 마리가 넘을 전망이다. 이상수 농식품부 축산경영과장은 “송아지를 사서 키울 농가는 가능한 한 7월 이후로 구매 시점을 늦추는 게 이득”이라고 말했다.

 한우 암소 값도 심상치 않다. 지나친 학습효과 때문이다. 연초 소값 파동을 겪은 후 사육 마릿수를 줄이려고 암소를 잡는 농가가 늘었다. 지난해 1~4월 도축한 한우 암소는 74만 마리였으나 올해 같은 기간 120만여 마리가 도축됐다. 추석 이후에는 정부가 장려금을 주면서 도태를 권장한 암소까지 시장에 나온다. 이 과장은 “정부 보조금을 받은 농가의 암소 도축 시기를 분산해 추석 이후에 도축이 몰리는 것을 막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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