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중 주주들, "주가는 오르는데 우리는..."

중앙일보

입력

주가가 600선을 향해 치솟으면서 대우중공업 주주들의 불만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다른 기업의 주주들이 오르는 주가를 보며 흐믓해 하는 반면 자신들은 일부 소액주주와 회사측의 분쟁을 지켜보며 한숨만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대우중공업에서 분할된 대우조선과 대우종합기계의 재상장이 추진되면서 주주들은 자신들의 주식을 드디어 처분, 투자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기대에 차 있었다.

그러나 일부 소액주주들이 지난달 재상장 금지 가처분신청을 낸데 이어 지난 12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총재와 양사 경영진에 대해 형사고발을 하면서 이들의 기대는 깨지고 말았다.

소송을 낸 주주들은 두 회사가 최근 대우차 부실채권을 대손처리하면서 부채비율이 급등, 상장후 주식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게 됐다며 산업은행과 경영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난해 소액주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채권단과 싸워 추가 출자전환을 이끌어낸 이들에 대해 이번에는 주주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대우중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왜 조선과 종합기계는 상장을 하지않느냐는 전화를 하루에도 몇번씩 받는다"며 "주가상승기에 상장해 빨리 투자익을 실현하고 싶어하는 주주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액주주들의 모임터 역할을 하는 인터넷 사이트(www.antjuju.com)에서 는 채권단과 사측에 대한 비판의 글만 올라왔던 지난해과 달리 양측의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 소액주주는 소송을 낸 주주들에 대해 "대다수 주주들의 재산권을 볼모로 붙잡고 있다"며 "주주들의 재산권 실현을 위해 가처분 신청을 하루빨리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중공업 전문 애널리스트는 "대우조선의 경우 부채비율은 높지만 조선업종의 호황으로 올해 1천500억원 이상의 이익이 예상돼 수년내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높은 주가를 원하는 주주들의 심정은 이해가지만 회사채 인수 등으로 최근 사정이 여의치않은 산업은행에 기대는 것보다는 상장을 통한 회사의 조기 정상화와 이익회수를 바라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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