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협 배후세력 있나 없나

중앙일보

입력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1일 스포츠지에 외부세력을 배제한 선수들만의 선수협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하면서 선수협 배후세력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그동안 끊임없이 배후세력 조종설을 제기해오던 KBO는 신문광고에서 "선수들을 부추겨 각종 이익을 챙기려는 외부세력이 있기에 선수협은 새로 구성돼야 한다" 고 주장했다. 과연 선수협 배후세력의 실체는 존재하는가.

◇ 선수협을 지원하는 사람들〓배후세력이 계속 제기되는 것은 지난해 초 선수협 출범 당시 이를 지원했던 선수협기획단에서 비롯한다. 당시 기획단은 스포츠 매니지먼트업체 S사가 주도했다. S사는 선수협 집행부와 연계를 맺고 선수협 필요성을 위한 논리 개발과 자료 지원 등을 했다.

그러나 구단과 KBO가 배후세력 의혹을 제기하자 지난해 1월 25일 해체하고 선수협에서 손을 뗐다. 대신 행정적인 업무는 인터넷 야구 동호회원들로 꾸려진 '팬들의 선물' 에맡겨졌다.

대부분 대학생들로 구성된 팬들의 선물이 2월말 개학을 앞두고 더이상 활동할 수 없게 되자 선수협은 별도의 사무국을 구성해 상근 직원을 두게 됐다.

현재 선수협 부회장은 원로 야구인 이호헌(70)씨가, 실무책임자인 사무국장은 서울대 체육교육과 출신으로 대한골프협회에서 일했던 차영태(35)씨가 각각 맡고 있다.

◇ KBO 입장〓KBO가 배후세력으로 지목하는 사람은 현재 민주당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권모(38)씨. 서울대 체육교육과 출신인 권씨가 선수협 출범 때부터 깊숙이 개입했으며 스포츠 마케팅 분야에 널리 퍼져 있는 인맥을 활용, 선수들을 장악해 이익을 챙기려 한다고 보고 있다.

이상일 사무차장은 "이들은 에이전트제를 도입해 선수 초상권에 관여, 각종 방송출연.광고 등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선수협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 고 밝혔다

◇ 선수협.당사자 입장〓선수협 흠집내기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기획단에 참여했던 S사는 선수협과 무관할 뿐만 아니라 이미 경영 악화로 파산해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권모씨는 "선수들이 법률조언을 요청해와 순수한 차원에서 도와준 것일뿐 배후세력 운운은 말도 안된다" 며 "선수협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기 위해 KBO가 치졸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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