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총재, BIS자기자본비율 적용에 공식 문제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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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환 한국은챙 총재는 국제결제은행(BIS) 특별총회에서 자기자본비율 등 금융기관에 적용하는 국제표준이 국내영업을 주로하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도 일괄적용해야 하는 지 의문을 제기했으며 향후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전 총재는 `금융체제 강화를 위한 국제기준이행'을 주제로 한 토의에서 '국제시장과의 접촉없이 국내영업을 주로하는 금융기관도 이런 표준에 맞춰야 하는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으며 통화불안을 겪었던 동남아국가들도 같은 의견을 보였다'고 말했다.

BIS가 요구하는 자기자본비율을 국내 금융기관에 일괄 적용하는 것에 대해 상호신용금고 등 일부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반발이 있었지만 중앙은행 총재가 국제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현재 BIS가 최소한으로 권고하는 자기자본비율은 8%수준이며 국내 우량은행의 경우 10%선을 목표로 하고 있고 8%미만으로 떨어지면 금융당국은 경영개선명령 또는 적기시정조치를 발동하게 된다.

전 총재는 '예컨대 농.수.축협 단위조합의 경우 국제시장과 접촉기회가 없으며 국내영업을 주로 하게 된다'면서 '이런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경직된 적용없이 자기자본비율을 차등적용해도 무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와 내용이 다른데 일방적으로 다른 나라의 요구수준을 따르는 것이 국제표준일 수는 없다'고 현재 BIS 자기자본비율 적용관행을 비판했다.

전 총재는 '금융기관의 성과와 관련해서도 선진국 수준의 수익구조를 가져야하는 지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전 총재는 지난 7-8일 스위스 바젤에서 개최된 BIS 정례총재회의 및 특별총회에 참석하고 9일 귀국했다.(서울=연합뉴스) 진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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