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주, 다시 내림세로 돌아서나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주 폭락의 서곡이 다시 시작됐나’올들어 개장 첫날부터 연 6일째 코스닥시장의 상승세를 떠받쳐 온 `주연배우’인터넷주들이 10일 다시 일제히 내림세로 돌아서면서 또다시 이같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새해들어 연일 상한가행진을 거듭하던 새롬기술이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10% 가까이 떨어진 것을 비롯, 다음과 로커스는 하한가까지 떨어졌고 e-베이에의 매각 호재가 노출된 옥션과 한글과 컴퓨터 등도 그동안의 강한 매수세가 사라진 채 내림세로 반전됐다.

물론 이날 인터넷주들의 약세는 단기급등으로 인한 시장전반의 내림세에 따른 기술적인 조정인 만큼 충분히 다시 상승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꽤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지난 연말까지 폭락세를 거듭하던 이들 종목의 펀더멘틀즈가 새해들어 특별히 달라진 게 없는 데다 올해 전망도 좋은 것만은 아니어서 과연 다시 지속적인 상승세를 탈 수 있을 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11일(한국시각) 발표예정인 세계 인터넷주의 대표주자 야후의 4.4분기 실적이 지난 3.4분기와 마찬가지 수준의 정체를 보일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실적에 바탕을 두지 않은 채 단지 가격메리트로 상승세를 지속해 온 코스닥시장의 인터넷주들에 대해서도 회의적 시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경영계획이나 추진중인 재료성 사업을 보더라도 인터넷주 대표주자들의 전망은 썩 밝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새롬기술의 경우 올해 수익을 내기 어려운 다이얼패드외에 별정통신사업을 추가,매출을 500억원까지 늘리는 등 외형확장을 지속할 계획이나 영업수지는 여전히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회사자체에서도 전망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도 올해 전자상거래부문을 강화해 1천억원의 매출과 영업수지 흑자전환을 계획하고 있으나 지난 99년 조달한 공모자금을 소진하고 지난해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한 것이 전부여서 의욕적인 사업계획에 비해 재무적 뒷받침이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글과 컴퓨터 역시 외자유치를 추진중이기는 하나 아직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연일 코스닥시장에서 매수강도를 높여가는 외국인들이 이들 종목에는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개미들 사이의 `폭탄돌리기’ 아니냐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인터넷보안주들의 경우도 탄탄한 기술력과 독점공급선을 보유하고 있는 종목보다 외국제품의 가공판매나 독자적 시장창출에 실패한 종목들이 오히려 더 강세라는 점도 인터넷주에 대한 매기가 여전히 비뚤어진 시각에서 비롯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오히려 이에 비하면 `원조인터넷주’골드뱅크나 인터파크는 아직까지 회의적 시각이 많은데도 사정은 다소 나은 편이다.

98년말부터 코스닥시장에서 인터넷바람을 일으켰다가 수익모델과 경영전략부재로 `망가질대로 망가진’이들 종목은 골드뱅크의 경우 비수익 투자지분의 대대적 매각 등 살빼기와 입찰사업인 텐더 등을 통한 부활에 절치부심하고 있으며 인터파크는 월드컵입장권 독점판매권 획득과 전자상거래용 솔루션사업 진출을 재료로 초강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인터넷주들도 단순한 기대나 가격메리트만으로는 장기 추세반전을 추동해내기 어렵다는 것은 지난 1년여간 경험으로 충분히 입증됐다”며 “새 사업계획이나 외자유치 등 이벤트성 재료보다 실적을 재료로 승부할 때 완전한 장기상승추세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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