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식 현대상선 사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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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식 현대상선 사장은 "어떻게 해서든 금강산 관광사업을 계속하고 싶다" 며 "그러나 손실이 엄청나게 쌓여 이제 우리 힘으로는 끌고 가기가 어렵다" 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그룹의 대북사업 창구인 현대아산의 최대 주주회사로 실질적으로 이 사업을 이끌어왔다.

- 사업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까닭은.
"무엇보다 카지노와 면세점을 운영해야 한다. 그래야 관광객이 늘고 외자를 유치할 수 있다. 정부는 1998년 9월 포괄승인을 하고도 여태껏 건별 승인을 미루고 있다. 이 사업 때문에 그룹 전체로 수천억원, 우리 회사만 해마다 6백억~7백억원을 손해보고 있다. 카지노와 면세점을 해도 흑자를 내기 어렵지만 적자를 최소화할 수 있고 사업을 지속할 수 있다. "

- 카지노나 면세점 운영이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세계적으로 크루즈회사 가운데 카지노를 안하는 곳은 없다. 한~중, 한~일 노선에 취항 중인 7개 업체 모두 카지노와 면세점을 운영한다. 우리만 못하게 하는 것은 역차별이다. 카지노로 돈을 벌겠다는 게 아니고 관광객을 좀 더 유치하려는 것이다. "

- 이제야 정부에 두 가지 사업 허가를 다시 요구한 이유는.
"지난 2년여 동안 지속적으로 건의를 했었다. 지난해 말 최종 건의를 한 것이다. 현대상선은 세계 6위의 해운회사이고, 해운업계의 국제 경쟁은 치열하다. 더는 금강산 사업에 발목을 잡힐 수 없다."

- 북한에 주는 수수료가 너무 많은 게 아닌가.
"당초 관광객이 연간 50만명은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는 카지노와 면세점 허가 등을 전제로 한 것이다. 북한과 그룹 차원의 협상을 진행 중인데 합리적인 대안이 나오길 기대할 따름이다. "

- 최악의 경우 이 사업을 포기하거나 중단할 용의가 있나.
"그런 상황이 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

- 현대 자체에서 해결할 수는 없나.
"그동안 안해 본 게 없다. 장전항 앞바다에 해상호텔도 열었다. 그러나 이제는 금강산의 풍광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는 관광객을 모으기가 어렵다. 등산 말고도 다른 위락을 주어야 외국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

-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이 지금까지 8백여명에 불과해 카지노를 허가해줘도 별 도움이 안될 것으로 보는데.
"대만.홍콩 사람들은 눈 구경하는 게 소원이라고 한다. 지난해 설날에는 4백명이 단체로 왔다. 그들이 '유람선에 왜 카지노가 없느냐' 고 의아해했다. 순서가 문제다. 먼저 카지노 운영을 허가해주면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늘어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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