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체감경기 98년 3분기이후 최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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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지난 98년 3.4분기 이후 가장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기업은행이 전국 1천606개 중소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1.4분기 중소제조업 경기전망'에 따르면 기업실사지수(BSI) 전망치는 74로 98년 3.4분기(72) 이후 가장 낮았다.

BSI 전망치는 98년 4.4분기 87에서 99년 1.4분기 104로 100을 넘어선 후 99년 3.4분기 121, 2000년 1.4분기 119, 2.4분기 131, 3.4분기 112, 4.4분기 111 등 최근 하향추세를 보였지만 줄곧 100을 웃돌았다.

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호전을 예상하는 업체가 그렇지 않은 업체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에 미달하면 그 반대를 뜻한다.

기업은행은 "올 1.4분기 BSI 전망치가 98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면서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또 "경기둔화세가 지속돼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소비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중소제조업체들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자금경색 심화와 환율불안도 경기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1.4분기 BSI를 업종별로 보면 전 업종에서 경기전망을 어둡게 보는 가운데 목재ㆍ나무제품(63), 비금속광물제품(49), 제1차금속(64), 조립금속제품(61) 등은 소비심리 위축과 계절적 요인이 겹쳐 지수가 크게 낮았다.

중소제조업 내수판매 BSI는 71로 나타나 전분기 실적치(81)에 비해 낮았고 중소제조업 수주 BSI도 74로 전분기 실적치(82)보다 떨어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중소제조업체들이 설비투자를 줄이는 등 올해 1.4분기 중 내수판매와 수주를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제조업체들은 경영상 어려움으로 내수부진(53.8%)과 판매대금 회수난(32.8%), 자금조달난(30.7%), 원자재가격 상승(24.6%) 등을 꼽았다.(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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