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정보통신 해외매각 SI업계 어떤 영향 미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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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정보통신의 해외매각으로 경영권이 미국계 투자회사로 넘어가게 됨에 따라 국내 SI(시스템통합) 업계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쌍용정보통신은 지난해 5천억원의 매출을 올려 매출규모로 삼성SDS, LG-EDS에 이어 국내 SI업계에서 3위를 달리고 있으며, 99년 매출(2천169억원)에 비해 무려 145%나 늘어나는 등 가장 빠른 신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이 업체는 지난해 육군 과학화전투훈련장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국방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NI(네트워크통합) 분야에서는 국내 시장의 25% 이상을 차지, 확고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쌍용정보통신이 SI업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이번 해외 매각이 SI 업계의 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그러나 쌍용정보통신과 경쟁업체들은 대체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데 견해를 같이 하고 있다.

경영권을 인수한 업체가 정보통신업체 경영 노하우가 없다시피한 투자회사여서 회사경영보다는 투자수익 확보에 큰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쌍용정보통신 관계자는 "경영권을 인수한 회사는 투자회사이기 때문에 경영에 사사건건 간섭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 또한 투자수익만 챙기면 다른 IT 기업에 경영권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쌍용정보통신은 외국업체가 수천억원을 투자했다는 점에서 회사의 대외 신인도가 올라가 해외 IT기업과의 전략적 제휴가 쉬워지고 해외사업이 한층 활기를 띨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5천억원의 매출 가운데 해외에서 올린 것은 고작 98억원에 그치는 등 업계에서 해외사업이 부진한 업체로 꼽히지만 올해는 200억원을 목표로하는등 해외사업을 본격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이번 지분 매각이 해외사업을 본격화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는게 쌍용정보통신의 기대이다.

한편으로 국내 경쟁업체들은 "큰 변화는 없지만 쌍용의 국내사업 위축 등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경쟁업체의 한 관계자는 "SI업종은 사업 특성상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서 로비력을 무시할 수 없으며, 공공분야의 경우 해외업체보다는 국내업체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쌍용정보통신은 국방분야 등 국내사업이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경쟁업체의 관계자는 "쌍용정보통신이 우수한 솔루션을 가진 세계적인 IT기업에 매각됐을 경우 큰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겠지만 언제든지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투자회사가 주인이 되는 바람에 경영권 안정 등에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평가했다.(서울=연합뉴스) 박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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