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시애틀은 우리가 책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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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매리너스의 유망주 백차승(21)과 추신수(19)가 야구전문지 '베이스볼 아메리카(Baseball America, 이하 BA)'가 최근 발표한 '팀별 유망주 랭킹'에서 각각 12위와 14위에 선정됐다.

이 랭킹은 마이너리그에 관한한 최고의 권위를 가진 BA가 각 팀 선수 육성 담당자들의 견해를 토대로 결정한 것으로 매년 여기서 발표되는 '마이너리그 유망주 100人', '리그별 유망주 랭킹'과 함께 유망주를 평가할때 가장 높은 신뢰도를 자랑한다.

백차승은 랭킹이 다소 하락한 경우.

지난 98년 9월 1백30십만불의 계약금을 받고 시애틀에 입단했던 그는 마이너리그에서 한경기도 뛰지 않았음에도 그해 겨울 팀별 유망주 랭킹에서 9위에 올라 주목을 받았었고, 지난해 겨울 발표된 랭킹에서는 '에이스감'이라는 칭호까지 들으며 순위가 5위까지 상승했던 바 있다.

이번에 백의 순위가 내려간것에 대해 BA는 백에 대한 높은 평가에는 변함없지만 그동안 새로운 선수들의 입단과 성장으로 매리너스 팜의 선수층이 두꺼워진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안토니오 페레스, 라파엘 소리아노, 크리스 스넬링 등 지난해 백차승보다 낮은 순위에 있었던 선수들이 이번엔 모두 백보다 높은 랭킹을 받은 것은 백의 성장이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했음을 말해준다.

프로야구 2년차였던 백은 지난시즌 싱글A 미드웨스트리그 위스콘신 팀버래틀러스 선발로 24경기에 등판 8승5패, 방어율 3.95, 128이닝에 볼넷 36개, 탈삼진 99개의 성적을 남겼다.

인상적인 시즌이 기대됐던 백차승의 발전에 장애로 작용했던것은 시즌중의 팔꿈치 이상.

지난 10월초 각 리그별 최고 유망주 랭킹에서 백차승이 미드웨스트리그 17위에 올랐을때, 미드웨스트리그를 담당한 편집장 짐 칼리스는 백에 대해 "그가 팔꿈치 통증을 숨겼던 까닭에 게리 서만 감독은 그가 사실을 밝히기 전까지 그의 패스트볼이 86에서 88마일 밖에 나오지 않고 변화구 던지기를 기피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라며 시즌중 백이 팔꿈치 이상을 감추고 무리하게 등판 했었던 사실을 지적했다.

칼리스는 이어 "백이 잠깐 동안 휴식기를 가진 뒤로 90마일 초반대의 패스트볼과 볼끝 변화가 좋은 슬라이더를 다시 던지기 시작했고 또한 포심보다 구속은 약간 떨어지나 무브먼트는 더좋은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기 시작했다."라며 백의 초반 부진의 이유를 지적했었다.

부상을 피하고 건강한 몸상태만 유지할 수 있다면 내년시즌 큰 활약이 기대된다.

추신수의 경우 아직 마이너리그 경험이 전혀 없음에도 14위에 오른것은 백차승의 경우처럼 1백3십5만불의 계약금에서 보여지는 기대치와 지난해 세계 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에서의 활약도가 반영된 것.

지난해 8월14일(한국시간) 매리너스와 계약을 맺은 추신수에 대한 구단의 높은 기대는 현지언론의 보도를 통해 이미 확인됐었다.

시애틀 타임스지의 밥 셔윈 기자는 당시의 기사를 통해 추의 기량과 그에 대한 매리너스 구단의 평가 등을 소개하며 그의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셔윈 기자는 먼저 "여러 팀들을 물리치고 한국인 유망주 추신수와 계약하는데 성공한 매리너스는 캐나다 에드먼튼에서 벌어졌던 세계 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그에게 133만 5천달러(약 16억원)를 계약금으로 주었다.

Two-way star(뛰어난 투수이자 타자인 선수)인 그는 이 대회 MVP로도 선정되었다."라며 계약금 액수와 함께 그를 투타 두가지면에서 모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재목으로 보았고, 매리너스의 스카우트 및 선수육성 담당 부사장인 로저 존지워드도 "우리가 보았던 아시아의 어린 선수들중 최고이자 진짜 two-way 선수인 그를 우리는 중견수로 뛰게 할 것이다."라며 추의 재능을 극찬했었다.

추는 호주 출신으로 지난해 올림픽에도 출전했던 스넬링과 함께 장차 매리너스 외야를 책임질 유망주로 지목되었다.

같은 고교(부산고) 선후배 관계인 백차승과 추신수, 두 선수가 그들의 출신에 어울리는 항구도시 시애틀의 미래로 성장해 나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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