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새해특집] 전문가들이 보는 증시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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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증시의 최대 변수는 역시 구조조정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철저하게 진행되느냐에 달려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구조조정이 계속 지연되면 증시는 올해도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종합주가지수는 400~800선으로 전망됐고 코스닥지수는 45~100선으로 점쳐졌다.

이는 중앙일보가 증시 리서치 전문가 5명을 대상으로 올 증시전망을 종합한 결과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구조조정이 올 1분기 중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경우 증시는 지난해의 지나친 하락을 디딤돌로 삼아 자율 반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지만 구조조정이 지연되면 주가는 더 떨어질 수도 있다" 고 지적했다.

하강국면에 들어선 경기가 바닥을 확인하는 시점도 구조조정이 얼마나 잘 되느냐에 따라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견해다.

대외 변수들도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이달중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이지만 주식시장의 하방 경직성을 유지하는 수준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소비와 투자가 감소하고 있어 기업실적은 어차피 나빠지고 있고, 미국 경제가 10년 장기 호황 끝에 연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세계 증시는 조정국면이 불가피해 보인다" 고 말했다.

안종현 제일투신운용 상무도 "미국의 금리 인하와 유가 하락은 증시의 불안을 완화시킬 전망이지만 국내 기업.금융의 구조조정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전에는 증시가 자력으로 상승하기 힘들 것" 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전망을 근거로 이들은 상반기 바닥다지기, 하반기 점진적 회복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종합주가지수로는 상반기 500~600대, 하반기 600~700대를 전망하는 견해가 우세했다.

정태욱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증시는 상반기에는 외국인의 추가적인 매수를 기대하기 어렵고, 금융.기업부문 부실이 상존해 계속 안개 속을 헤맨 뒤 구조조정의 성과가 나타날 하반기 이후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 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사장은 "50조원의 공적자금 투입으로 시중 유동성이 풍족해지고 경기악화에 대한 우려도 시장에 미리 반영된 점에 비추어 주가는 3~4월부터 긍정적 흐름을 타기 시작할 수도 있다" 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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