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미래, 사회 지도층의 반성과 성찰로 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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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이철환

전직 고위 경제관료가 한국 관료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반성하고 사회지도층의 이기주의와 무책임을 질타하는 책을 펴냈다. 글 쓰는 관료, 생각하는 관료로 통했던 이철환(57)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주인공이다.

 이 전 원장은 최근 출간한 『아~대한민국, 우리들의 참회록』에서 “지금 온 나라가 빈부격차와 이념, 지역과 세대 등으로 갈가리 찢어진 것은 나를 포함한 사회지도층이 자기 책임을 다하지 못한 탓”이라고 밝혔다. 그는 “관료사회가 언제부턴가 자존심을 던져버렸다”며 “철밥통을 꿰차고도 임기 중 책임은 지지 않는 ‘님트(NIMT·Not in My Term)’ 신드롬에 빠지고, 퇴임 후에는 전관예우까지 철저히 챙긴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것도 모자라 부정부패를 일삼고 나랏돈을 펑펑 낭비하는 공직자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전 원장은 정치인과 법조인, 교수, 전문가 집단 등 지도층에 대해서도 “자기 숭배와 만족에 빠져 주변의 약자를 배려하지 못했고, 큰 공익을 위한 양보나 헌신도 게을리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30년 관료생활 동안 대기업의 성장을 지켜보고 지원했던 입장에서 “이제 재벌도 중소기업과 진정으로 공생을 모색하며 국민의 사랑을 받아야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원장은 “나부터 참회하고 사회에 공헌하며 여생을 보내야겠다는 각오에서 이 책을 쓰게 됐다”며 “한국민의 다이내믹한 DNA, 교육열, 그리고 확산하는 기부문화 등에 비추어 우리의 미래는 그래도 밝다”고 말했다. 행시 20회로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부에서 일한 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을 지낸 그는 『과천청사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재벌개혁의 드라마』 『한국경제의 선택』 등 이제껏 10권의 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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