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택예금 타은행 현금지급기서만 8천132억원 빠져나가

중앙일보

입력

국민.주택은행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은행의 수익기반인 예금이 급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금융결제원 등에 따르면 국민.주택은행 영업점이 파업에 들어간 지난 22일이후 26일까지 타은행에 설치된 ATM(현금입출금기).CD(현금인출기)에서 빠져나간 국민.주택은행 예금은 모두 8천132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 5천544억원, 주택은행 2천588억원 등으로 국민은행이 훨씬 더 많았으며 파업이 계속되면서 예금인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 수치에는 국민.주택은행 점포에 설치된 현금자동화기기와 일부 영업이 이뤄졌던 국민.주택은행 창구에서 지급된 예금인출액은 제외돼 있어 파업기간 두 은행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파업을 계기로 한번 빠져나간 자금이 다시 국민.주택은행에 되돌아올 것인지인데 두 은행 직원들조차 조심스러운 견해를 내놓고 있다.

고객들은 거래은행을 선택할 때 안전성과 수익성 및 편의성 등을 따지는데 국민.주택은행이 그간 고객들로부터 받아온 우량은행으로서의 이미지는 안전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장기간의 파업으로 인해 필요한 자금을 제때 찾을 수 없게 되는 불편을 경험하게 돼 은행 신뢰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거래기업의 경우 제때 자금을 준비하느냐 못하느냐가 기업 신용에 엄청난 영향을 주기 때문에 거래은행의 변경도 심각하게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은행 관계자들은 말했다.

한편 국민.주택은행이 영업점 정상 영업 차질로 인해 발생한 고객들의 재산상의 불이익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점도 수익악화로 귀결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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