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창업 4만개 넘어 사상 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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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중 정보통신(IT)분야 창업 붐 등에 힘입어 올해 법인 설립 건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서울.부산 등 8개 대도시의 신설법인 수는 3만8천5백5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4% 늘었다. 하루평균 1백15개 꼴로 회사가 생긴 것이다.

연말까지 합치면 새로 생기는 회사가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2만9천9백76개)보다 30% 이상 많은 4만개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제조업체 설립이 가장 많았던 것과 달리 올해 창업은 서비스 업종(37.8%)이 주도했으며, 전기.전자 등 제조업(24%)과 유통 등 도.소매업(21.1%)이 뒤를 이었다.

서비스업이 많은 것은 소프트웨어.정보통신 관련 회사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상반기 중 IT 벤처 바람에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작용해 올해 신설법인 여섯곳 중 하나(17.9%)는 IT 업체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거품이 꺼지면서 IT 벤처 열기도 수그러들었다.

연초 소프트웨어.정보통신 분야의 신설법인 수는 월평균 6백~7백개였으나 8월 이후 3백~4백개로 줄었다.

한편 건설업(12.2%)과 운수.여행업(3.2%)의 법인 신설은 지난해 수준에 머물면서 전체 신설법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했다.

중기청 허순영 조사평가과장은 "창업이 2년 연속 급증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 각종 제도 개선과 정부 지원책으로 창업 환경이 좋아졌고 봉급생활자보다 내 사업을 하겠다는 의식이 번졌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은행 돈을 빌리기 어려웠던 창업 초기 회사들이 벤처투자 자금으로 종잣돈을 마련하기 쉬워졌고, 소상공인지원센터.창업보육센터 등 창업 도우미 제도도 한몫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 초 월평균 4천개에 가깝던 법인신설 건수는 8월 이후 3천개 안팎으로 줄었지만, 경기가 한창 달아오르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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