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일산연수원 공권력 투입 연기

중앙일보

입력

국민.주택은행 노조원들이 엿새째 파업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는 26일 경기도 고양시 국민은행 일산연수원에 대한 공권력 투입이 또 다시 연기됐다.

공권력 투입 연기는 지난 21일 이들 노조원이 파업 철야농성을 시작한 이후 지난 23일과 24일에 이어 세 번째다.

경찰은 이날 오전 금동준 경기 경찰청장이 주재한 긴급 지휘관회의에서 오후 중 공권력 투입 방침을 정하고 병력 50개 중대 5천5백여명을 연수원 주변에 원거리 배치하는 등 준비를 마쳤다.

경찰은 이에 앞서 지난 25일 서울지방법원으로부터 연수원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데 이어 이날 오전 연수원 출입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입구에 주차돼 있던 차량 20여대를 모두 견인하는 사전 작업도 끝냈다.

경찰은 그러나 작전 예정 시각이 넘도록 병력을 농성장인 운동장에 투입시키지 않은 채 시간을 끌다 오후 6시께 날이 어두워지자 5개 중대만 남기고 서울 지원 병력 등 나머지 병력을 모두 철수시켰다.

한편 “공권력이 진짜 투입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운동장에 모여 스크럼을 짜고 대비하고 있던 노조원들은 다시 숙소 등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경수, 김철홍 두 은행 노조위원장 등 집행부 일부는 이날 오후 모처로 도피했으며, 오후 6시께 방송 메시지를 통해 “우리의 파업 열기는 식지 않았으며 합병이 철회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자”는 격려문을 노조원들에게 전달했다.

이에 따라 연수원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27일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고양=연합뉴스) 김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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