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여대생, 핫팬츠 입고 길거리 나갔다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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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거리를 지나가는 북한 여성. [자료사진=중국사이트]

북한에도 남한의 '한류'가 확산되면서 주민들의 옷차림이 변화하고 있다. 평양 시내 대학 기숙사에서는 여학생들이 짧은 반바지를 입고 다니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북한 당국은 기숙사 내 반바지 착용을 금지하고 나섰다.

3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한국에서 '핫팬츠'로 통하는 짧은 반바지는 북한에서 일명 '기숙사 반바지'로 불리고 있다. 더운 여름철, 여학생들이 기숙사 내부에서 입기 시작하면서 그렇게 불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함경북도의 한 대학생 소식통은 "얼마 전부터 평양시 대학들에서 '기숙사 반바지'를 단속하고 있다"며 "일반 반바지에 비해 더 짧은데 주로 젊은 여성들이 실내에서만 입는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주로 집에 있는 여성들이 돈벌이를 위해 재봉틀로 반바지를 만들어 장마당에 대량 유통시키고 있다는 전언이다.

초기에는 주로 평양 여대생들이 남성 눈에 띄지 않는 여성 기숙사나 집안에서만 입었지만 최근에는 서너 명씩 짝을 지어 대담하게 반바지 차림으로 기숙사 밖을 활보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평양을 다녀 온 양강도의 소식통은 "많이 깨었다고(개방됐다고)하는 평양 시민들도 기숙사 반바지를 입고 다니는 여성들에 대해서는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달 20일경, 평양교원대학 한 여학생이 기숙사 반바지를 입고 학교 밖을 나갔다가 불량청소년 단속 그루빠(그룹)에 적발됐다"며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대학 입구에 몇 시간 동안 서 있으면서 망신을 당한 뒤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 병원에 실려 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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