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명문대생 잇단 자살 왜?

미주중앙

입력

미 동부 명문대학에서 학생들의 자살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정확한 자살 동기는 대부분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취업난과 학자금 부채에 대한 압박감 등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유력지 보스턴글로브의 27일자 보도에 따르면 하버드대 4학년에 재학 중인 중국계 웬디 장(22·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출신)이 지난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와 관련, 주 검시소 테럴 해리스 대변인은 26일 “스스로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고 사인을 밝혔다.

이 지역에서만 2011~2012학년도 들어 벌써 5번째 대학생 자살 사건이다. 이달 초 보스턴대(BU) 대학원생이 음독 끝에 자살했으며, 역시 보스턴에 있는 서폭대 4학년생이 학교 건물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또 지난해 가을에는 MIT 학부생 2명이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학생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해 여름 퀸즈 출신 예일대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학업에 대한 압박에다 최근 취업난이 이어지면서 학생들의 스트레스지수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곽승용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취업 등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것이 큰 영향일 것”이라며 “특히 명문대생들은 최고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자살 예방을 위한 목소리(SAVE)'의 댄 리덴버그 회장은 “많은 대학생이 학자금 부채를 안은 채 사회에 진출하는데, 이를 혼자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 자살방지재단(AFSP)에 따르면 매년 1100건의 대학생 자살 시도 사건이 보고되고 있다. 특히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AFSP는 밝혔다. 또 미 대학보건협회(ACHA)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대학생의 45%가 “(삶에) 희망이 없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16%는 조사 당시 "최근 2주 사이에 그러한 느낌을 가졌다"고 응답했다.

강이종행 기자 kyjh69@koreadaily.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