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한 방 … 입 쩍 벌어진 홈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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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이대호(30·오릭스·사진)가 팀의 탈꼴찌를 돕는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대호는 30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세이부와의 홈경기에 4번·1루수로 선발 출장해 3-4이던 7회 말 선두타자로 나서 동점 솔로홈런을 때려냈다. 상대투수 후지타 다이요의 3구째 142㎞짜리 바깥쪽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겼다. 라이너성으로 날아가던 타구는 끝까지 힘이 떨어지지 않고 좌중간 담장을 넘어 관중석에 그대로 꽂혔다. 비거리 125m. 지난달 21일 니혼햄전 이후 9일 만에 나온 시즌 2호 홈런이다.

 경기 흐름을 오릭스 쪽으로 끌어오는 홈런이었다. 오릭스는 0-4로 끌려가다 6회 말 5안타를 집중해 3득점하며 추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3-4에서 맞은 1사 1·2루 기회를 놓치며 흐름이 끊겼다. 앞선 세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 삼진, 유격수 뜬공에 그쳤던 이대호가 팀이 필요할 때 장타를 터뜨린 것이다. 오사카 홈팬들 앞에서 처음 선보인 홈런이란 점도 의미를 더했다.

 이대호는 4-4이던 9회 말에도 선두타자로 나섰으나 상대 마무리 엔리케 곤살레스와 10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오릭스는 이대호에 이어 타석에 선 발디리스가 끝내기 홈런을 치면서 5-4로 역전승했다. 9승1무14패를 기록하며 세이부(8승13패)를 승률 차로 제치고 퍼시픽리그 탈꼴찌에 성공했다. 이대호는 5타수 1안타(1홈런)·1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타율 2할3푼3리에 2홈런·10타점이 됐다.

  모처럼 장타를 때려낸 의미 있는 경기였다. 이대호는 올 시즌 볼넷이 14개로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상대 투수들이 이대호와의 승부를 피하며 유인구를 많이 던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4번 타자로 나서는 이대호로서는 홈런과 타점이 아닌 볼넷 부문 상위권에 있다는 점은 아쉽다. 그러나 이날 모처럼 홈런을 날리며 4번 타자로서 제몫을 해냈다.

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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