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숭덕초등학교 한윤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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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날개의 꿈

키 145cm, 몸무게 27kg. 작은 체구에 몸무게조차 가볍다. 하지만 장대같은 아이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윤수를 보면 그런 우려는 이내 사라지고 만다.

윤수의 순간 스피드와 빠른 드리블은 같은 또래의 선수들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그래서인지 윤수는 팀내에서 오른쪽 붙박이로 감독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숭덕초등학교 6학년인 윤수는 지난달 열렸던 서울시장기초등학교 축구대회에서 5골을 넣으며 단연 돋보이는 플레이로 숭덕초가 우승할 수 있는 밑거름 역할을 해 수훈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차지했다.

윤수는 여지껏 축구를 하는 동안 서울시장기를 제외하면 우승이라는 것을 한번도 해보지 못했다. 실력은 뛰어났지만 팀이 결승까지 진출하지 못한 덕택(?)에 여태 한번도 상을 받지 못한 윤수였다.

윤수는 4학년때 방학초등학교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축구를 하기전에 우선 반대에 부딪혔다. 윤수의 아버지 또한 중학교때까지 축구선수로 뛰어봐서 선수의 고통을 익히 알고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수는 고집이 보통이 아니어서 끝내 허락을 받아냈다. 이후에 윤수의 절대적인 후원자가 된 아버지는 학교에서 배운 것 외에 좀 더 필요로 하는 기술적인 부분을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이 특별한 과외 덕택인지 윤수는 여타 아이들과 다른 부드럽고 유연한 개인기를 펼친다.

윤수가 성장할 수 있던 계기는 이일환감독의 도움이 컸다. 방학초 축구팀 해체시 윤수는 더 이상 하고 싶은 축구선수를 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하늘도 윤수의 소원을 들어줬는지 숭덕초 이일환감독이 윤수의 재능을 그냥 묻힐 수 없다고 판단, 숭덕초에서 계속 운동할 수 있게 기반을 마련해줬다.

이일환감독은 "윤수는 스피드 드리블 유연성 등 축구에 필요한 체력적인 요소를 모두 갖춰 기본기가 무척 잘 돼 있다.

하지만 체구가 작아 힘을 쓰는 기술에 있어서는 무척 힘들어하고 있다"고 평하며 "체격적인 요소는 차차 상급학교에 진학하면서 충분히 만들어질 것이지만 초등학교 시절에 중요한 것은 체격보다는 기본기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기본기가 좋은 윤수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해석을 덧붙였다.

윤수의 별명은 '붕어'다. "코치님이 제 얼굴을 보고 붕어처럼 생겼다고 이런 별명을 붙여줬지만 싫지는 않아요"라고 말하는 윤수.

축구부 아이들이 별명을 불러도 윤수는 싫은 내색 한번 없다. 같은 축구부 아이들은 "윤수는 축구도 잘해요. 하지만 착하고 다른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요"라며 이구동성이다.

설기현과 이영표를 좋아한다는 윤수.

특히 이영표가 자신이 생각하는 플레이 스타일과 일치해서 너무 좋다는 윤수는 "앞으로 이영표 형처럼 외국에서도 통할 수 있는 선수가 돼서 국가대표와 해외진출을 꼭 하고 싶어요"라며 쑥스러운 듯 해맑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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