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월드] 기술은 섹스와 같다?

중앙일보

입력

''테크놀로지'' 는 왠지 모르게 ''섹스'' 와 비슷한 것 같다.

누구나 이와 관련한 책을 읽거나, 사진을 보는 것은 가능하지만 스스로 체험해보지 않고는 진짜 좋은 것인지 아닌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테크놀로지를 제대로 경험해보지 않은 자가 IT를 놓고 좋다 나쁘다고 함부로 말한다든지, 위험한 것이라며 소란을 피운다든지 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유럽을 포함해 지금 전세계 나라에 필요한 것은 큰 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인터넷 발달에 따른 건강.보안상의 문제점, 사회질서 붕괴의 위험성 등을 들먹거리며 떠들어대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지나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다음에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내 생각으로는 정부의 관여와 개입을 ''전무(全無) '' 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미국의 몇몇 주에서는 이미 여러 형태의 전자상거래에 대한 관리.규제를 완전히 배제하는 조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인류의 사회적 형태의 마지막 단계라고 생각한다.

우리들은 완전히 자유로운 사회에서 시작해 절대군주제.공산주의를 거쳐 자본주의로 가는 사이클을 겪어왔다.

현재로선 분명히 자본주의가 승자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생활수준이나 기본적 자유의 보장이라고 하는 차원에서 가장 많은 변혁을 실현하고 혜택을 가져다 준 유일한 시스템이 자본주의다.

그러나 자원의 이용이라든지 지구의 생태계라고 하는 큰 틀에서 생각해 볼 때 자본주의 사회가 과연 지속가능한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

경계가 사라진 상업주의에 의해 모든 석유.석탄이 소진돼 버리고 인류가 생존할 수 없는 지경까지 파괴가 진행될 지도 모른다.

암에 의한 사망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과밀도시도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다.

그렇다면 완전한 자유가 자본주의처럼 지구에 충격을 주는 일 없이 지속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 추세는 산업형 경제로부터 인터넷.닷컴 경제.e-커머스 경제로 이행되는 중이며, 앞으로는 기업윤리의 시대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무질서한 사회는 건설적인 의미로 해석한다면 사회나 사회 내 활동주체들에게 최대한의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정부는 지금 아무런 역할을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인터넷의 발전을 방해하는 존재로 전락했다는 사실을 하루 빨리 인식해야 할 것이다.

IT는 거래.비즈니스의 속도와 방법을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패러다임과 사회 방식 자체를 보다 합리적인 방향으로 바꿔 나가는 존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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