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퀄컴사 미지급기술료 받을길 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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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미국 퀄컴사로부터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원천기술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트였다.

12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98년 10월말 국제상공회의소 산하 국제중재재판소(프랑스 파리 소재)에 퀄컴을 상대로 낸 기술료 미지급 관련 중재요청이 지난 8일 승소판정돼 퀄컴이 ETRI에 오는 2006년 8월까지 미지급 기술료를 지급하도록 했다.

개인 휴대통신 등에 활용되는 CDMA 원천기술은 ETRI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으로 퀄컴에 기술을 이전해 상용화됐다. 이에 따라 ETRI와 퀄컴은 지난 95년 `퀄컴이 국내 이동통신업체들로부터 기술료를 받는 대신 ETRI에게 이 기술료중 20%를 낸다''는 계약을 체결했었다.

그러나 퀄컴은 그동안 국내 업체들로부터 받은 기술료를 휴대폰에만 한정시켜 전체 기술료의 11%만 ETRI에 지급해왔으며 ETRI는 CDMA원천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무선교환기 등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 마찰을 빚어왔다.

국내 이동전화장비 및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지난 95년부터 올 6월말까지 퀄컴에 지불한 기술료는 총6억5천여만달러에 이른다.

ETRI관계자는 "이번 중재결정으로 원천기술료를 받을 근거가 마련됐다"며 "퀄컴측이 이에 불복, 미국 사법기관에 제소할 수도 있는 만큼 상호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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