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토드 헌들리 '응원합시다'

중앙일보

입력

'코리언 슬러거' 최희섭(21)의 빅리그 입성은 토드 헌들리의 팔꿈치에 달려 있다.

시카고 컵스에 '1년짜리 1루수'로의 합류가 여겨졌던 토드 헌들리(31)가 예상을 깨고 지난 10일(한국시간) 컵스와 4년간 2,350만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헌들리의 4년 계약은 그가 1루수가 아닌 포수로 기용될 것임을 말해준다. 당초 컵스는 내년 한 해동안만 헌들리를 마크 그레이스(현 애리조나)가 떠나 무주공산이 된 1루에 기용하고, 내후년에는 최희섭에게 기회를 주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조 지라디와 제프 리드로 올시즌을 보낸 컵스는 포수 포지션에서 공격력 강화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아버지의 포지션을 물려받은 헌들리 본인도 포수를 강력히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헌들리는 90년 뉴욕 메츠에서 데뷔, 96년에는 메이저리그 포수최고기록인 41홈런을 치기도 한 파워히터. 하지만 97년 팔꿈치 수술 후 바비 발렌타인 감독과의 불화, 마이크 피아자의 영입으로 입지가 좁아지며 지난해 LA 다저스로 이적했다.

다저스에서 헌들리는 부상에 끊임없이 시달리며 제실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결국 2년만에 방출됐다. 올시즌 헌들리는 오른손 부상으로 90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했지만, 24개의 홈런을 날림으로써 파워만큼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팔꿈치.

헌들리는 팔꿈치 부상후 도루저지율히 현격히 떨어졌다. 헌들리가 2할대에 머물고 있는 도루저지율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어쩔 수 없는 1루행이 예상된다. 그가 컵스의 주전 1루수가 된다면, 최희섭에게 주어질 기회는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다저스에서의 실패로 한국팬들의 원성을 샀던 헌들리. 이제는 예전보다 더 큰 응원이 필요하게 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