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월러스 "나는 찬호가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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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수많은 인연. 그 가운데 스승과 제자의 인연은 각별하다. 제 아무리 훌륭한 보석도 닦아야 빛이 난다.

또 아무리 솜씨가 좋은 조련사라도 '물건' 을 만나야 실력이 발휘된다. 그래서 그라운드에서는 늘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제지간이 미담으로 회자된다.

제자를 찾아온 스승, 스승을 찾아간 제자의 아름다운 인연이 지금 우리 곁에 있다.

1994년 박찬호가 마이너리그(더블A 샌안토니오)행을 통보받고 의기소침한 채 새벽 비행기를 탔던 날. 그는 샌안토니오 공항에 내리면서 구세주를 만났다.

당시 다저스의 로빙인스트럭터(순회코치)였던 데이브 월러스였다. 월러스는 박찬호의 제대로 된 첫 스승이었다.

당시 2주 만에 박을 떠났던 월러스는 2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버트 후튼의 조련을 받고 메이저리그로 승격되자 다저스의 투수코치로 박을 기다리고 있었다. 박은 첫해 5승을 올린 뒤 월러스의 집중 지도를 받아 14승을 거뒀다.

월러스는 98년 다저스를 떠났다. 박찬호가 두고두고 아쉬워했던 부분이다. 그러나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월러스가 3년 만에 다저스로 돌아왔다. 다저스는 7일 월러스를 케빈 말론 단장의 특별보좌역으로 임명했다.

신인투수코치 짐 콜번의 모자라는 부분을 월러스가 채워줄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행을 앞두고 숙소 롯데호텔에서 본격적인 몸 만들기에 돌입한 박찬호는 내년 스프링 캠프에서 '과외선생님' 샌디 쿠팩스와 3년 만에 돌아온 월러스로부터 20승 투수가 되기 위한 지도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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