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그룹, 워크아웃 직전 수백억원 조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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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새한그룹이 워크아웃 직전 수출신용장(L/C)을 조작, 은행권으로부터 수백억원을 조달한 사실을 포착하고 주채권은행에 대해 검사를 벌이고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5일 "주채권은행인 한빛은행 등에 대한 검사과정에서 새한그룹이 워크아웃 직전 수출대금조로 500억원 이상을 조달한 사실을 포착, 정밀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고 이재관 전 부회장의 자금 유용까지 드러날 경우 이는 부실기업의 대표적인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로 지탄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6일까지 특검을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더 늦춰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금감원과 금융계에 따르면 새한그룹은 지난 해 하반기부터 올 초까지 수 차례에 걸쳐 허위로 수출신용장을 개설, 주채권은행인 한빛은행과 신한은행 등 4-5개 은행으로부터 500억원 이상을 조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파악된 액수만 500억원 정도"라며 "이재관 전 부회장이 주도했는지 단순히 업무상 잘못이었는지를 정밀 조사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새한그룹 채권은행 관계자는 "새한측이 6월 워크아웃에 들어가기 전 자금난에 몰리자 편법을 동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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