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펀드 활용 주식 매입 나서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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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기관투자가 역할에 소극적인 투신사들에 연기금 펀드를 최대한 이용해 주식을 매입해 줄 것을 주문했다.

강병호(姜柄皓)금감원 부원장은 5일 증권사.투신사 사장단과 간담회를 열고 "최근 투신사의 연기금펀드 잔고가 7천억원에 달하므로 투신사에서는 이 중 적어도 60%는 주식을 사들이는데 사용하라" 며 적극적인 주식매입을 촉구했다.

정부는 최근 국민연금보험.체신보험 등을 동원해 연말까지 1조5천억원의 연기금을 투신권에 제공해 주식매입 여력을 확충시켜주기로 했지만 투신사들은 장세를 비관해 꿈쩍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강부원장은 또 서울보증보험에 공적자금을 통해 8조3천억원이 투입됐으므로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을 받는 증권사들이 발행시장 후순위채권(프라이머리 CBO)을 적극 조성해 줄 것을 요청했다.

강부원장은 "BBB 이하의 비투자적격 등급 채권을 유통시켜주기 위한 프라이머리 CBO 펀드에 국공채와 투자적격 등급 채권 비율이 너무 높다" 고 지적, "서울보증보험의 보증력이 강화됐으므로 투자부적격 등급 기업들의 자금난을 도와주도록 BBB 이하 채권비율을 현재 50% 미만에서 70% 이상으로 올려달라" 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강부원장은 최근 잇따른 금융사고와 관련, "증권사의 설립규정과 임원의 자격요건을 강화하고, 위법사항이 발견될 때는 곧바로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는 등 금융기관 퇴출제도를 적극적으로 운용하겠다" 고 밝혔다.

이에 일부 투신사 사장들은 "주식매수 여부는 펀드매니저들이 판단할 일" 이라며 미온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또다른 증권사 사장은 "최근 자금경색으로 투자적격 등급 채권의 유통도 원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서울보증보험의 보증력이 얼마나 안전한지 모르겠다" 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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