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 BMW 뉴3시리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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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지난달 출시된 BMW 뉴 3 시리즈(6세대)는 기존 모델에 비해 더 커진 외관과 뛰어난 연비를 자랑한다.

최근 지인의 BMW 7 시리즈에 탈 기회가 있었다. 멋진 외관에 ‘반해’ 뒷좌석에 앉는 순간 화들짝 놀랐다. 딱딱한 느낌이 에누리 없이 전해져 와서다. 지인은 “10년 전 모델”이라고 했다. 그는 “운전의 묘미를 느끼기에 그만”이라며 예찬론을 폈다. 하지만 놀란 엉덩이는 쉬 진정되지 않았다.

 BMW에서 이 같은 경험을 한 이는 비단 기자만이 아닐 것이다. 많은 개선이 있긴 했지만 부드러운 차를 사랑하는 이들에겐 여전히 ‘악명’ 높은 BMW는 지난 몇 년간 국내 수입차 시장을 석권했다. 일부가 얘기하는 딱딱함을 운전의 즐거움으로 느끼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어서다. 여기에 클린 디젤을 앞세운 연비 좋은 차량은 젊은 층의 지갑마저 열었다. 이 중 가장 인기인 ‘준중형 스포츠세단’ 3시리즈가 지난달 6세대 뉴 3시리즈로 새롭게 출시됐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당당해진 외관이다. 5시리즈와 혼동될 만큼 차체가 웅장하다. 전장이 10㎝가량 길어졌다는 게 수긍이 갔다. 시동을 걸자 귀에 울리는 엔진음은 가속페달에 발을 올리기가 무섭게 헤비메탈 음악처럼 거칠어졌다.

 고속도로에서 제한속도로 끌어올리자 내가 차를 조작한다기보다 차가 나를 이끌고 있다는 생각이 들 만큼 퍼포먼스는 강력했다. 평소 스피드나 서스펜션을 즐길 줄 몰라 바짝 긴장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밟을 수 없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흥미가 더해졌다. 하지만 정숙성과 퍼포먼스를 두루 갖췄다고 자랑하는 경쟁 프리미엄 브랜드 모델에 비해 승차감이나 안정감은 덜했고, 엔진음도 사람에 따라선 ‘소음’일 정도로 컸다. 그렇다고 위험하다는 건 아니다. 이 같은 느낌을 운전하는 즐거움으로 승화시킨 것이 BMW의 철학이니까.

 연비는 기대 이상으로 뛰어났다. 주말을 낀 나흘간 시내 주행은 물론 왕복 200㎞ 이상의 고속도로를 내달렸지만 가득 찼던 연료통의 눈금은 살짝만 내려갔을 뿐이다. 양손에 짐을 든 상태에서 트렁크를 열고 싶다면 트렁크 밑을 발로 휘저으면 된다는 점도 매력포인트였다. 최고 출력 184마력, 정부 공인 연비 23.8㎞/L(320d 기준)이며 320d ED, 320d가 각각 4880만원, 4500만원이다. 좀 더 다이내믹한 3시리즈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상반기 중 나올 가솔린 모델을 기다려봄 직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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