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한빛은행 BIS 비율 제자리

중앙일보

입력

"1999년 6월 말 이후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10% 이상 유지, 2000년 1인당 영업이익은 선진국 은행 수준(2억6천만원), 2000년 말까지 총자산수익률(ROA)은 1.0% 이상.자기자본이익률(ROE)은 15.0% 이상. "

98년 8월 상업.한일은행이 합병하면서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한 정부지원조건 이행계획서(TOR)의 주요 내용이다.

이런 모습으로 거듭날 것이니 공적자금을 달라는 얘기였다. 정부는 이 약속을 믿고 한달 후 6조5천40억원의 공적자금(공공자금 약 7천억원 포함)을 지원했다.

2년이 지난 지금 한빛은행은 어떤 모습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이 약속은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그동안 정부도 수수방관했다. 6월 말 한빛은행 BIS비율은 8.36%. 공적자금 투입 전(8.33%)에 비해 거의 나아지지 않았다.

총자산수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도 각각 -0.27%와 -5.27%로 주저앉았다. 1인당 영업이익도 1억4천6백만원에 그쳤다.

이에 대해 은행측은 합병 직후에 터진 대우사태를 큰 요인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두 은행이 물리적으로만 합병했을 뿐 화학적 융합에 실패, 경영의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한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런 가운데 한빛은행은 최근 신문광고를 통해 "정부가 주도하는 금융지주회사의 중심에 우뚝 서겠다" 며 새로운 포부를 펼쳐보였다.

그러나 이 광고는 그동안의 경영개선 노력이 실패했음을 모든 이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여전히 독자생존이 어려워 정부의 보호 속에 머물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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