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총재 "대우차 포괄매각 어려울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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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낙용(嚴洛鎔) 산업은행 총재는 1일 대우자동차 매각과 관련, 대우차의 모든 해외법인까지 한꺼번에 파는 포괄매각은 어려우며 결과적으로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엄 총재는 이날 산업은행 미사리 연수원에서 열린 `세계자동차산업의 현황 및 한국자동차 산업의 미래' 제하의 세미나에서 "기아자동차의 경우 포괄적 인수가 가능했지만 대우자동차는 해외법인이 많아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 총재는 "폴란드를 비롯한 해외 현지법인의 경영상황을 인수자 측에서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이들 모두를 인수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포괄적 매각이 원칙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대우차 법인들이 상당부분 분할매각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의 대우차 담당 이성근 이사는 이와 관련, "대우차의 여러 자산을 인수자가 입맛대로 골라서 매입하는 교과서적 의미의 자산부채 인수방식을 염두에 두고 한 이야기는 아니다"면서 "GM측이 상용차나 일부 해외법인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분할매각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엄 총재는 또 대우차를 국영기업으로 회생시키는 방안은 시장 여건상 독자생존이 어렵기 때문에 고려할 수 없으며 정상화후 해외에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채권단이 장기간 자금지원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엄 총재는 아울러 누가 대우차를 인수하든 강력한 구조조정은 꼭 필요한 것이며 구조조정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도 대우차의 가치결정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엄 총재는 이어 "지금은 대우차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채권단이 내년 상반기까지 운용자금을 지원한다면 매각협상에 임하는 채권단 입장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주종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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