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美-EU 성장격차 감소따라 반등

중앙일보

입력

유럽 11개국의 공동 단일통화인 유로화가 30일(이하 현지시간) 몇개월만에 유로당 0.87달러 이상으로 반등했다.

이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대폭 둔화되고 있다는 소식에 뒤이은 것으로 그동안 미국으로 빠져나갔던 유럽 자본이 두 지역의 경제성장 격차 감소에 따라 유럽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유로는 이날 런던 외환시장이 개장되자마자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해 2시간만에 0.87달러 이상으로 급격히 올라갔다.

유로가 0.87달러 이상으로 올라가기는 지난 몇달만에 처음으로 유로는 미국의 3.4분기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발표가 난 이번주초 이후 며칠동안 계속 오름세를 보여왔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4%로 지난 2.4분기의 5.6%, 1.4분기의 4.8%에 비해 크게 감소했으며 이 때문에 전후 최대의 호황을 보여온 미 경제가 연착륙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대해 유럽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GDP 성장률이 4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라며 '유럽과 미국의 경제성장 격차가 본격적으로 좁아지고 있음이 확인됨에 따라 유럽 자본의 대미 유출 현상이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연합(EU)은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이 3.4%로 전반적으로 미국에 비해 낮으나 지난 10년 사이 최고 성장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당분간 견실 성장을 계속해 조만간 미국과의 경제성장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유로는 지난달 0.82달러선까지 떨어지는 등 지난해 1월 출범 이후 최근까지 25-30% 가치하락했으며 이는 주로 유럽 투자자들이 미국에 대한 투자를 선호함으로써 대규모 자본이 미국으로 유출된 데 따른 것이었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1천623억유로, 올들어 9월까지 891억유로가 해외직접투자자금으로 빠져나갔으며 미국과 유럽의 경제성장률 격차가 좁아지면 대미 자금유출 현상이 완화되고, 그에 따라 유로화 가치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를 이뤄왔다. (브뤼셀=연합뉴스) 현경숙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