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국립연구기관의 이기주의 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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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연구개발정보센터(KORDIC)와 서울의 산업기술정보원(KORDIC)을 통합, 내년 공식 출범하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주 사무소 위치를 놓고 양 기관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더구나 양 기관은 그동안 기관 통합 과정에서 통합의 주체와 기관장 선임을 놓고 서로에게 유리한 주장을 내세우며 상대 기관을 헐뜯은 데 이어 이번에는 주 사무소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어 `기관 이기주의의 전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29일 양 기관에 따르면 연구개발정보센터는 최근 직원 일동 명의의 성명서를 통해 "KINITI가 여러 이유를 들어 통합기관의 주 사무소를 서울로 결정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상대 기관의 존재 가치를 무시한 처사"라며 "대덕연구단지가 과학.기술의 수도임을 감안할 때 주 사무소는 대전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KORDIC의 주장은 현재 20여개의 정부출연연구소와 30여개의 민간연구소 및 대학이 밀집돼 있는 대덕연구단지의 환경은 지식인프라 구축의 여건으로 최적지이며 새로운 통합기관에 요구되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KINITI측은 "KINITI가 38년간 국내외적 대표 기관으로 무형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데다 정보이용 고객의 7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당연히 서울에 주 사무소가 설립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KINITI는 이 외에도 통합주체기관인 KINITI가 서울에 위치하고 있는 점과 선진국 정보기관의 주 사무소가 대부분 수도에 위치하고 있는 점 등을 들며 서울에 주사무소를 둬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처럼 양 기관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상위 기관인 공공기술연구회는 내달 2일 오후 3시 15명의 이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를 열어 다수결 투표로 주 사무소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공공기술연구회 관계자는 "그동안 양 기관이 통합을 놓고 대립하는 과정에서 기관 이기주의에 바탕을 둔 터무니 없는 주장이 난무했다"며 "내달 2일 이사회 투표에서 어떻게 결정되든지 양 기관은 깨끗이 승복하고 통합기관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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