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검찰 신나치 테러 용의자 3명 석방

중앙일보

입력

지난 97년 동부 독일 제브니츠에서 이라크계 소년을 집단구타한 끝에 야외수영장에 빠트려 무참히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신나치 청년용의자 3명이 27일 석방됐다.

CNN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이날 사건관할 드레스덴검찰청은 "사건현장을 목도한 증인의 진술내용에 신빙성이 의심되며 용의자들의 알리바이를 반박할 만한 명확한 증거가 없어 긴급구속명령을 취소한다" 면서 주요 용의자 3명을 석방했다.

검찰 관계자는 그러나 "석방결정에도 불구하고 부분적으로 용의자들에 혐의내용은 인정되기에 수사는 계속한다" 면서도 "용의자들의 이름을 거명한 사건 현장증인이 피해자 부모로부터 금전적인 사례를 받고 거짓증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독일의 주요언론들은 지난 주말 (24일자)
3년전 체코 국경 부근의 작은 마을에서
이라크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를 둔 요제프 압둘라 (당시 6세)
가 야외 수영장에서
놀다가 신나치 청년들에 의해 집단 구타를 당한 끝해 무참히 살해됐다고 주요기사로 보도했다.

경찰은 당초 이 사건을 단순 익사사건으로 처리했으나 피해자 부모가 자기비용을 들여가며 새로 부검을 실시하고 증인을 찾는 노력을 계속한 끝에 검찰이 용의자 3명을 체포하는 성과를 얻어낸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다.

당시 사건현장을 목도한 증인에 따르면 당시 신나치 청년 수십명이 어린 요제프를 수영장 구석으로 끌고가 '더러운 외국놈' 이라고 욕하며 마구 때리면서 환각제를 억지로 입으로 밀어넣었으며 심지어는 전기 충격을 가해 실신시키고 그 상태에서 아이를 수건에 말아 물에 밀어넣은 다음 물속에서 아이를 가지고 놀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폭로됐다.

유권하 기자 <khyou@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