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16억~17억달러 유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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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와 네덜란드 필립스사가 브라운관(CRT)사업 부문을 합병해 별도 회사를 만들며 이 과정에서 LG는 필립스로부터 16억~17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한다. LG는 지난해 LCD부문도 필립스와 합병하면서 16억달러를 유치했었다.

LG전자의 구자홍 부회장과 필립스의 제라르드 크라이스터리 회장은 27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LG전자와 필립스의 브라운관 부문을 각각 떼어낸 뒤 이를 합쳐 50대50 지분의 새로운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하는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LG전자는 브라운관 부문을 합작 법인에 넘기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11억달러를 받고, 다음달 LG전자가 발행할 5억~6억달러 규모의 상환우선주를 필립스가 인수하기로 했다.

LG 관계자는 "이 돈은 부채비율을 낮추고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사업을 하는 데 쓸 계획" 이라고 말했다.

합작법인의 사업 영역은 TV용 브라운관(CPT)과 모니터용 브라운관(CDT) 분야다.

LG전자의 차세대 미래사업인 벽걸이 TV용 디스플레이(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패널)와 단말기 부문은 이번 합작에서 제외했으나 합작 논의는 계속할 예정이다.

권영수 상무는 "LG전자는 완전평면 기술분야에서, 필립스는 33, 36인치급 초대형 브라운관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며 "이번 합작사는 생산시설과 시장점유 효과 등에서 세계 일류의 지위를 차지할 것" 이라고 말했다.

브라운관 부문의 세계시장 순위는 삼성SDI(22%).필립스(13%).LG전자(11%) 순이었으나 2, 3위 업체가 합쳐짐으로써 합작사가 1위로 올라서게 된다.

합작법인은 종업원 3만4천명, 연매출 60억달러 규모의 브라운관 전문 메이커로 발족하며 본사는 홍콩에 둘 예정이다.

LG전자의 주가는 이날 외자유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1.4% 떨어졌다.

증권가는 이에 대해 ▶이미 외자유치 사실이 알려지며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이 된 데다▶이번에 들어오는 돈으로 부채비율(3분기 현재 2백84%)을 2백50%선밖에는 떨어뜨리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LG그룹은 또 LG산전이 보유하고 있는 LG캐피탈 지분(31.9%)의 상당 부분을 미국 업체에 4억5천만달러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모두 20억달러 정도의 외자를 유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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