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미국은 떨어지고 유럽은 99년 이래 최악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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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호 08면

미국 경제가 봄을 즐기고 있다. 3월 제조업지수가 53.4로 전달보다 1포인트 올라갔다. 2월 일자리는 22만7000개가 증가하면서 실업률은 8.3%로 낮아졌다. 석 달 연속 2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긴 것이다. 오바마 정부는 35%인 법인세를 28%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해외에 나갔다 컴백하는 기업엔 세제혜택도 주기로 했다. 회복 기미의 경제에 확실한 영양주사를 놓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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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유럽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17개국의 2월 실업률은 10.8%로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상태다. 재정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예산을 긴축할 수밖에 없다. 이 점을 감안하면 유로존의 경기회복세는 상당 기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그리스 재정위기는 대강 마무리됐지만 불똥은 이제 스페인·포르투갈·이탈리아로 옮겨붙는 양상이다. 경제규모가 유로존 4위인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5일 5.84%까지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5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닷새간 하락률이 2.8%로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컸다. 유로화는 달러에 대해서도 약세다. 5일 환율은 한때 유로당 1.3035달러까지 밀렸다. 독일 수출과 프랑스 산업생산 등 다음 주에 나올 주요 통계 전망도 밝지 않다.

백화점 세일만 보면 한국은 호황이다. 6일부터 일제히 시작된 전국 주요 백화점의 봄 정기세일에 인파가 몰렸다. 특히 여성의류 매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계산하는 데 30분 이상 기다리는 곳도 있었다. 3대 백화점이 그렇듯 국내 경제는 역시 대기업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사상 최고 실적(잠정)을 올렸다. 매출 45조원, 영업이익 5조8000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2%, 영업이익은 97% 늘어난 수치다. 삼성은 1분기에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에서 애플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소니를 비롯한 일본 전자회사들로서는 입이 떡 벌어질 일이다. 삼성은 다른 뉴스도 제공했다. 핵심 기술이 경쟁사에 유출될 뻔한 일이 터진 것이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삼성의 대형 아몰레드TV 개발팀을 자사로 영입했는데, LG 측은 ‘기술을 빼내려 한 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금융계 뉴스로는 산업은행의 홍콩상하이은행(HSBC) 11개 지점 인수가 마무리 단계다. 인수금액은 2500억~3000억원이고, 인력은 그대로 수용하기로 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산업은행 지점은 73개, 가계대출액은 1291억원에서 2조8000억원으로 크게 불어난다. 민영화를 앞둔 산업은행 강만수 행장의 소매금융 강화 전략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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